옥수수 노지 직파 시기
옥수수는 품종에 따라 파종 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노지에 바로 씨앗을 심는 직파의 경우 보통 4월 중순부터 5월 초가 적당하다. 이 시기가 되면 땅속 온도도 충분히 올라, 무리 없이 싹을 틔울 수 있다. 모종을 만들어 옮겨 심을 경우에는 3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파종이 가능하다. 15~20일 정도 육묘한 뒤, 본잎이 3~4장 정도 되었을 때 옮겨 심으면 된다.
수확 시기를 길게 가져가고 싶다면, 파종 시기를 나누어 순차적으로 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비교적 오랜 기간 옥수수를 즐길 수 있다.
파종 전 씨앗을 물에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불려 심으면 발아에 도움이 된다. 한 구멍에 2~3개의 씨앗을 넣고, 25~30cm 간격으로 심은 뒤 싹이 올라올 때까지는 흙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관리해준다.
2026년 옥수수 재배일지
-3월 27일 직파
나는 옥수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손에 들고 하모니카 불듯 먹는 재미가 있다지만, 한입 베어 물 때마다 치아 사이에 끼는 알갱이들이 싫었다. 그래서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을 때도 옥수수는 자연스럽게 제외된 작물이었다.
그러던 텃밭에 옥수수가 들어온 건 둘째 덕분이다. 어느 날부터 팝콘 이야기를 자주 꺼내더니, 결국 “옥수수로 팝콘만들어 주세요”라는 말까지 이어졌다. 그 말 한마디에 텃밭에 들이기로 했다. 막상 알아보니 팝콘용 옥수수는 따로 있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찰옥수수로는 그 바삭한 팝콘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결국 수확한 옥수수는 팝콘 대신, 밥솥 안으로 들어갔다. 완두콩처럼 밥에 섞여 제 몫을 다했다. 그 나름대로 괜찮았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자흑찰과 찰옥, 두 가지를 감나무 옆 작은 공간에 조금만 심기로 했다. 많이 심지 않는 건 여전히 내가 옥수수를 썩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중에 뒷처리를 생각하면 딱 필요한 만큼만 키우는 게 내게도 좋다.
3월 26일 저녁, 손에 잡히는 대로 옥수수 씨앗을 작은 통에 담고 물에 불렸다. 다음 날 아침, 물에 불린 씨앗을 들고 텃밭으로 향했다. 미리 만들어둔 자리였다. 흙은 이미 한 번 고르고 다져둔 상태였고, 씨앗만 들어가면 되는 준비된 자리였다.
요 며칠 사이, 아침이 꽤 시끄러웠다. 새들이 유난히 부지런히 울어댔다. 새 소리를 들으며 쪼그려 앉았다. 자흑찰은 발아가 잘 되는 편이라 하나씩 심어도 되지만, 새들의 눈을 피할 자신이 없었다. 결국 두 알씩 넣었다. 찰옥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구멍 여덟 개를 만들고, 그 안에 씨앗을 나눠 담았다. 밥에 넣어 먹기에는 충분한 양이다.
조금 이르게 심었다는 생각은 계속 마음 한편에 남아 있었다. 싹이 올라올지, 아니면 그대로 땅속에서 시간을 보내다 말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매일 아침 물을 주는 손길에는 불안한 마음이 함께 였다.
그렇게 일주일쯤 지났을 때였다.
역시나 자흑찰이 먼저 고개를 내밀었다. 아주 작고 연약한 모양이었지만, 분명히 ‘올라왔다’는 신호였다. 흙을 살짝 밀어 올리며 나온 그 한 줄기 뾰족이가 반가웠다.
지금은 몇 개의 구멍에서 싹이 올라왔는지 하나씩 세어보게 된다. 어제보다 하나 늘었는지, 오늘은 또 어디에서 올라왔는지. 그렇게 확인하는 시간을 텃밭에서 가지고 있다.
조금 일찍 세상과 만난 녀석은 벌써 눈에 띄게 자라 있다. 아직은 작지만 존재감이 있다. 같은 날 심었어도, 같은 조건에서도 이렇게 속도가 다르다. 그 차이를 바라보는 것도 텃밭의 재미다.
이제 남은 건 기다리는 일이다. 땅속에서 아직 올라오지 않은 씨앗들도 자기 속도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재촉하지 않아도, 결국 올라올 것들은 올라온다.
그래서 오늘도 핑크색 물뿌리개를 들고 텃밭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