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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윽고 슬픈 독서가 Sep 30. 2015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전해진 첫 번째 미스터리, 마가렛

작가를 짓다 - 5화


우리는 클리셰를 싫어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작품도 클리셰가 포함되면 평가절하되고 만다. 하지만 클리셰가 시작된 그때도 그랬을까? 모든 클리셰는 처음 등장했을 때 찬사를 받은 것들이었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사용되고 또 사용되어 클리셰가 된 것이다. 오늘 소개할 작가는 당시에 놀랍도록 새로운 기법으로 찬사를 받았고, 후에는 자신이 만들어낸 기법들로 클리셰의 여왕이 된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다.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소설의 여왕(이 별명도 클리셰…) 이라고 불리는 그녀는 1890년 영국의 토키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아버지는 부유한 집안을 유지할 수 있었고 애거서 크리스티도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어머니는 변덕이 심한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보통 바꾸지 않는 종교도 쉽게 바꿔가며 믿는 정도였다. 처음에는 로마 가톨릭에서 유니테리언으로, 신지학과 조로아스터교를 거쳐 영국 국교회까지 다양한 종교를 옮겨 다녔다. 변덕은 종교에서 멈추지 않고 교육 방식에도 뻗쳤는데 애거서 크리스티는 그 때문에 한 번은 여덟 살까지 글을 배우지 못할뻔한 적도 있었다.



어이없는 교육 방식이었지만 이 때문에 애거서 크리스티는 어린 시절 글을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애거서 크리스티는 유모와 산책을 하며 광고판이나 표지판에 적힌 글을 물어보며 글을 익혔고, 5살이 되던 해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자 애거서 크리스티는 동화책은 물론이고 소설 작품도 읽기 시작했다. 즐겨 읽던 작품으로는 쥘 베른 작가의 모험 소설이나 『셜록홈즈』 시리즈를 좋아했는데 이 작품들을 소개해준 이가 따로 있었다. (그분이 누구인지는 조금 있다가 자세히 남겨보도록 하겠다.


이런 어린 시절을 보내는 사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아버지는 병이 악화되어 돌아가시고 만다. 집안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애거서 크리스티 집의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다행히 아버지의 재산을 관리해주던 분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유지는 할 수 있었으나 이전같이 호화로운 생활을 할 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애거서 크리스티는 학교에 다니며 본격적인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변덕은 여기서도 튀어나와 애거서 크리스티는 자주 학교를 옮겨야 했다.


처음에는 언니가 다니던 프랑스의 학교에 다니다가 그곳을 어머니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자, 영국의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그곳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자 사설 학원을 보내기도 하는 등 애거서 크리스티는 다양한 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보통 아이였다면 이런 상황에 짜증이 났을 법도 하지만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미 어머니의 변덕에 익숙해져서 상황을 쉽게 받아들였다. 실제로 애거서 크리스티는 어머니가 변덕을 부릴 때마다 "뭐든 도전해 보자."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 결심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작품 활동을 하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어머니 덕분(?)에 다양한 교육을 받던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시기까지만 해도 소설가가 되려는 꿈은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어머니와 나누었던 대화가 그를 작품의 세계로 이끌었다.


 어느 날, 어머니는 책을 좋아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말했다.
"이야기를 써보는 것은 어떠니?"
어머니의 제안에 애거서는 자신이 무슨 작문이냐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곧장 이런 생각이 들었다.
"쓰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고민하는 찰나, 어머니의 한 마디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마음을 움직였다.
"써 보기 전에는 쓸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어."

어머니는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공책을 건넸고 크리스티는 곧장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단편 소설을 완성해버렸다. 이때 완성한 작품이 바로 『아름다움의 집』이다. 이후 애거서 크리스티는 몇 편의 단편을 더 써나갔는데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잡지와 출판사에 글을 보냈다. 그리고 그때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런 문구로 시작하는 편지를 받는다.


"유감스럽지만…"


계속 출판사와 잡지에서 퇴짜를 맞자 애거서 크리스티의 어머니는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침 이웃에 친하게 지내고 있었던 작가 필포츠(당시 영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소설가)에게 조언을 구해보길 권한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자신의 글을 작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떠올리고 필 포츠에게 글을 보낸다. 필포츠는 흔쾌히 그녀의 글을 보고 조언을 남겼다.

필포츠는 이러한 조언뿐 아니라, 자신의 문학 에이전트에게 애거서 크리스티와 작품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의 작품은 출간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유감스럽다는 편지를 받아야만 했다.


그 후, 애거서 크리스티는 작품 활동을 크게 하지 않고 독서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신예작가 가스통 르루(『오페라의 유령』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지만 이때는 신진 작가였다)의 『노란 방의 비밀』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에 큰 감명을 받게 되는데 이 자리에는 그녀와 함께 작품을 읽고 감명을 받은 이가 한 명 있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어린 시절 추리소설을 접하게 해준 결정적 역할을 해준 사람이자, 『노란 방의 비밀』을 추천해주고 함께 읽은 이. 그는 바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언니 마가렛이었다. 마가렛은 어린 시절부터 애거서 크리스티와 책을 나눠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특히 마가렛이 추천해준 책들은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그녀가 추천한 『셜록홈즈』 시리즈는 이후 애거서 크리스티가 쓰는 작품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두 사람이 같이 읽은 가스통 르루의 『노란 방의 비밀』은 사실 마가렛이 추천한 책이었다. 두 사람은 이 책을 읽고 격렬한 토론을 했는데 결론은 이것이었다.


"이 작품은 완벽한 걸작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어 자신도 완벽한 추리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을 한다. 하지만 마가렛은 실제로 자신도 추리소설을 써보려 했지만, 너무 어려워 실패했다며 너도 쓰지 못할 것이라며 애거서 크리스티를 자극했다. 마가렛은 이전부터 공부, 그림, 음악, 작문 등 못 하는 것이 없는 재주꾼이었기 때문에 애거서 크리스티는 쉽게 반박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결심을 포기하지 않은 애거서 크리스티는 언니와 내기를 하기로 한다.


언니와의 내기는 반드시 추리소설을 써내겠다는 결심을 건 내기였다. 기한도, 상금도 걸려있지 않은 내기였지만 이를 계기로 애거서 크리스티는 추리소설에 첫발을 내디딘다. 하지만 작품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어진 1차 세계대전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활동에 제동을 건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세계 1차 대전이 일어나자 부상한 군인들을 돌보는 간호사 일에 지원한다. 극도의 체력과 정신력을 요하는 간호사 일을 하느라 애거서 크리스티는 작품을 쓸 수 없었다. 다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점도 분명 있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당시 약을 다루던 경험을 살려 자신의 작품에 녹여 내는데 때문에 그녀의 작품에는 독약으로 살인이 일어나는 사건이 많다. 게다가 약에 대한 정확한 지식 덕분에 소설에 쓰인 독약들은 치밀하고 사실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애거서 크리스티는 언니와의 내기를 잊지 않고 추리소설을 집필하려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써내려가기 시작한 작품이 바로 그녀의 데뷔작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작품 역시 탈고를 마치고 출판사에 보냈다. 하지만 몇 곳의 출판사에는 또 유감을 표시했고 애거서 크리스티는 계속된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그 후로 몇 년이 지나고 작품은 잊고 다시 살아가던 중, 애거서 크리스티는 뜻밖의 연락을 받게 된다. ‘보들리 헤드’ 출판사의 편집장 존 레인의 편지였는데 그는 애거서 크리스티를 찾고 있었다. 존 레인은 작품이 마음에 들지만, 결말 부분은 조금 바꾸어야겠다고 했다. 자신의 작품이 출판될 기회가 찾아오자 애거서 크리스티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존 레인의 요청대로 수정한 원고는 출간계약을 하기 이른다.


문제는 이 출간계약이 을사늑약 수준의 불평등 계약이었다는 점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2,000부 판매까지는 인세를 한 푼도 받지 못했고, 그 후에도 아주 적은 인세를 받아야 했다. 2차 판권의 판매로 생기는 수익은 출판사와 5:5로 나누어야 했으며, 향후 장편 소설 5편을 같은 출판사에서 발표해야 했다. 이런 불평등한 계약 조건으로 인해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책을 통해 당시에는 겨우 25파운드만을 벌었을 뿐이었다. (이것도 인세가 아닌 2차 판권을 팔고 받은 돈의 절반이었다)


불평을 해도 충분할 만한 계약이었지만 애거서 크리스티는 고민하지 않고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그 이유는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당시 더 이상 작품활동을 진지하게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저 자신이 혼신의 힘을 다해 쓴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이 묻히지 않고 책으로 출간되는 모습을 기대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가는 많은 출판인의 눈에 띄기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당시 유명 잡지였던 <스케치>의 편집자 브루스 잉그램은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의 에르퀼 푸아로 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12편 더 발표합시다.”


훗날 애거서 크리스티의 분신과도 같은 탐정 캐릭터인 에르퀼 푸아로가 그들의 눈에 띈 것이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갑작스레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직 써놓은 것은 없지만 12편의 에르퀼 푸아로 단편 시리즈 계약을 해버린다. 그 후 에르퀼 푸아로의 작품은 하나씩 대중들에게 다가갔고 애거서 크리스티는 일약 영국 최고의 여류 추리 소설가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후 소설은 물론이고 시, 희곡 작품도 발표했다.(특히 희곡 『쥐덫』은 영국에서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을 정도로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추리 소설 역시 에르퀼 푸아로 시리즈, 마플 양 시리즈 등 골고루 발표했고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같은 서스펜스 추리 소설 역시 발표하며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았다.


이렇듯 애거서 크리스티가 훌륭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은 정말이지 작은 내기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 내기는 언니 마가렛이 권해준 수많은 추리소설과 그녀와의 작품 토론 시간이 계기가 된 것이었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마가렛이라는 언니가 없었다면, 그리고 그날의 내기가 없었다면 지금 출간된 추리소설의 절반은 아무도 볼 수 없는 투명한 책꽂이에 꽂혀 있지 않을까?



크리스티 하우스의 입주자들.

크리스티 하우스의 첫 번째 입주자는 만화 캐릭터 ‘김전일'이다.

『소년 탐정 김전일』이라는 제목의 만화 속 주인공인 김전일은 말 그대로 고등학생 탐정이다. 그는 전문 탐정은 아니지만,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뛰어난 추리력으로 경찰도 어려워하는 사건들을 척척 해결해 나간다. 그런데 이 만화에서는 애거서 크리스티가 만들어낸 추리소설의 기법이 상당히 많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밀실에서 한 명씩 죽어가는 살인사건이나, 탐정 푸아로처럼 모든 정보를 모은 뒤, 마지막에 범인을 찾는 모습, 범인을 밝힐 때 항상 같은 공간에 모든 인물을 모아 트릭을 밝히는 모습들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이 작품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만들어낸 클리셰를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김전일을 첫 번째 입주자로 선정해봤다.


두 번째 입주자는 가수 W&Whale이다. 이 팀의 1집 앨범 제목은 ‘하드보일드'인데 거기에 수록된 곡 중 ‘아가사 크리스티의 이중생활'이라는 곡이 있다. 이 곡은 직접적으로 그녀의 작품을 노래로 푼 것은 아니지만, 가사를 보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이중생활'

한치의 빈틈없는 알리바이, 완벽한 밀실의 살인사건
마침내 얼굴을 드러내는 예상치 못한 제3의 인물
회색 빛 눈동자의 늙은 고양
무거운 커튼 뒤로 긴 그림자

차갑게 빛나는 mystery, 숨 가쁜 의외의 결말처럼
눈부신 반전의 hysterie, 끝나지 않는 너와 나의 이야기들
흔적도 없이 지워진 기억 꼬박 열 하루의 실종 속에
심장을 겨눈 칼끝에 서서 평온한 일상을 꿈꾸는 듯

짙은 안개 속으로 사라진 여인
다시 기억상실을 동경하며
this is not where the story ends.
비정한 욕망의 love story 흩어진 시간의 먼지처럼
화려한 비밀의 history 다시 시작될 너와 나의 이야기들


위의 가사를 보면 정말이지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잘 녹여낸 가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좋은 가사의 곡으로 애거서 크리스티를 느낄 수 있게 해준 W&Whale을 두 번째 입주자로 선정해본다.





마치며.

지금까지 애거서 크리스티와 그녀를 작가로 지어준 조력자 마가렛 밀러의 이야기를 해보았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을 한 권도 보지 않은 사람도 추리소설의 여왕이 누구냐고 물으면 애거서 크리스티라고 대답을 할 확률이 높다. 대체 왜 그런 것일까? 다작을 해서? 영국 여왕의 훈장을 받아서? 여자 추리소설 작가가 별로 없으니까? 모두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기가 막힌 트릭과 반전을 잘 구사해서? 아니면 다양한 사건을 창조해내는 능력의 소유자 이기 때문일까? 그것도 정답은 아닐 것이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추리 소설의 여왕이 된 이유. 그것은 그녀가 기발한 트릭을 만들기에 앞서 언제나 사건을 위한 인물이 아닌, 인물이 만들어가는 사건을 그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을 보면 트릭에 속고, 반전에 놀라고, 구조에 빠져들어 헤매다가도 결국엔 그 모든 것을 만들어나가는 인물에 마음을 보내게 된다. 이렇듯 언제나 선한 인간을 향해 쏟는 마음, 그것이 그녀를 트릭의 여왕이 아닌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싶다.




부록.


<애거서 크리스티가 스스로 뽑은 자신의 작품 BEST 10>

애거서 크리스티는 66편의 장편과 150편이 넘는 단편, 시집, 희곡 등 어마어마한 다작을 한 작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애거서 크리스티를 접할 때 어떤 작품부터 읽어야 할까 고민이 되기 마련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애거서 크리스티가 직접 뽑은 가장 좋아하는 작품 10편의 리스트를 남겨둔다. 고민이 될 때 이 리스트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2.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3. 『살인을 예고합니다』
4. 『오리엔트 특급 살인』
5. 『열세 가지 수수께끼』
6. 『0시를 향하여』
7. 『끝없는 밤』
8. 『비뚤어진 집』
9. 『누명』
10. 『움직이는 손가락』




‘크리스티 하우스 입주자 여러분께.’


크리스티의 집에 오시니 어떤가요?

나도 모르게 방문의 고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고,

와인잔에 가득 찬 와인 속을 들여다보게 되지 않나요?


그렇지만 걱정은 하지 마세요.

아직 이곳에는 아무도 없으니까요.

당신을 해칠 사람도, 당신을 도울 사람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곧 도착할 입주자들은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 둘, 셋…

당신 옆의 빈 의자가 하나씩 주인을 찾고,

당신이 누군가의 이름을 알고, 누군가가 당신의 이름을 알게 되는 그때를.

당신은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아무도'가 아닌 당신의 이름으로 각인되는 순간,

 그 순간을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 모든 추리소설과의 초대장에는

반드시 당신의 이름이 필요하니까요.






<팟캐스트 '책 읽는 라디오' 2015 가을 개편>

'작가를 짓다' 5화

(방송 듣기)

http://me2.do/GcgFjnQz


<참고자료>

『애거서 크리스티 자서전』 황금가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해문출판사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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