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우리는 타인을 대할때나 사회생활을 할 때, 고대 그리스 가면극에서 쓰인 이 가면을 꺼내듭니다. 그리고 가면을 앞세운 채 세상을 살아가죠.
이것은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으로 성장한 인류에게 필수불가결한 일. 좋든 좋지않든 이 가면을 벗은 채로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빛의 가면에 너무 함몰되면 어떻게 될까요? 단 한 순간도 페르소나를 벗지 않은 채, 사회가 원하는 나의 모습으로만 살아가면.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이 질문의 답은 아주 간단한 자연현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점 하나 없는 밝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사방을 조명 빛으로 채운다고 생각해보죠. 그러면 자연스레 어둔 그림자는 흔적조차 남지 않고 사라져 버립니다. 페르소나에 너무 집착할 때 벌어지는 일은 바로 이것이죠.
심리학자 칼 융은 이를 페르소나와 그림자로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페르소나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것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우리 안의 그림자, 즉 나의 본성은 심연 깊은 곳으로 사라져 결국은 우리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이죠. .
나라는 본성의 그림자를 잃은 빛의 가면. 그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쇼윈도에 잘 진열된 가면들과는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림자 하나 지키지 못하는 빛. 그 빛을 지키느라 아등바등.
우리는 그렇게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요?
빛과 그림자. 등을 맞댄 두 존재를 떠올리며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