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윽고 슬픈 독서가 May 02. 2024

책의 리듬


일교차가 큰 날이면 우리는 쉽게 기침을 하거나 감기에 걸립니다. 그것을 피하려 카디건 스웨터부터 점퍼까지…. 이런저런 옷가지를 챙기다 보면 그곳에 쌓인 먼지 덕에 또 쉽게 기침이 납니다. 빠르게 변하는 온도는 이처럼 우릴 아프게, 또 귀찮게 하곤 하죠.


이럴 때 도움을 주는 가장 좋은 물건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지금도 여러분의 곁에 놓여있을 ‘책’입니다. 책은 아주아주 느린 존재입니다. 쓰는 것도, 읽는 것도, 즐기는 것도 느리디느린. 그런 존재죠. 그래서일까요? 책은 쉽게 온도가 변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끝처럼 펼쳐진 대서양 바다처럼 쉽게 달구어지지도, 또 쉽게 식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그저 한결같이, 느리고 서서히. 온도를 유지하죠.


전복의 철학자 니체의 책이라고 다를까요?

이 글을 한 번 읽어보죠.


“더구나 우리 둘,

즉 나와 나의 책은 느린 가락의 친구들이다.“


1881년에 출간된 니체의 책 <아침놀>에서 저자는 이런 말을 남깁니다. 이 말에서는 아주 느긋한 여유가 느껴지는데요. 우린 시간이 많고 서두를 생각이 없으니, 천천히 와서 이 느린 가락을,

적당한 말의 온도를 즐기라고 하는 것 같지 않나요?


빠르게 변하는 세상과 빠르게 흐르는 말, 그리고 그사이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온도, 그것에 지치셨나요? 그렇다면 오늘은 시간을 내 느린 가락의 친구들을 펼쳐보며 느긋하고 편안한 말의 온도를 즐겨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보이후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