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윽고 슬픈 독서가 May 03. 2024

오늘의 문장


1925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잡지 <뉴요커>. 이 잡지는 정치와 사회 이슈는 물론이고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나 아렌트가 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연재와, J.D 샐린저를 전속 작가로 계약하여 함께 작품활동을 하는 등, 뉴요커가 전 세계 문화와 사회에 끼친 영향은 말로 다할 수 없죠. 


그런 뉴요커에는 아주 독특한 업무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 직책의 이름은 바로 오케이어(OK’er). <뉴요커>에 실리게 될 글을 먼저 검수하고 교정하고, 편집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죠. 


내노라하는 문장가들이 글을 기고하는 <뉴요커>에서 그들의 글을 교정하고 고쳐야하는 자리이기에, 누구도 함부로 이 자리를 맡으려 하지 않았습니다.그런데 여기, 1993년부터 오케이어를 맡아서 활동하는 편집자 메리 노리스가 있습니다.


어떤 오류에도 눈을 감지 않고, 작은 의문에도 답을 찾아야 하는 성격이었던 그는 오케이어 일에 최적화된 인물이었습니다. 실제 그가 오케이어가 된 이후, <뉴요커>에 글을 기고하는 이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긴장해야 했는데요. 조금의 실수도 메리 노리스의 눈을 피해갈 수는 없었으니까요. 


어떤 이들은 그정도면 됐다고 말할때도 메리 노리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수만 문장 중, 

하나에서 흠을 찾아내는 것이 심술궂게 보일 수 있겠다.

그래도 나는 한다.“ 


이런 메리 노리스의 태도를 한해를 돌아보는 오늘, 꺼내봅니다. 한 해를 오롯이 살아간 나의 문장을 적어보고, 그 문장 속에서 특별한 단어에 밑줄을 긋습니다. 필요하다면 주석을, 사치를 부리고 싶다면 부사를 넣으며. 그렇게 한해를 교정해봅니다. 


그렇게 완성된 문장을 조심스레 옮겨봅니다. 그리고 읽어봅니다. 

어떤가요? 당신의 오늘은 어떤 문장, 어떤 단어로 남았나요? 




작가의 이전글 책의 리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