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마주치던 어떤 것이 선명히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은 좋은 안경을 쓰거나 조명을 여러 개 비출 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순간은 대부분 “아, 벌써 알람이 울릴 시간인가?” 하며 일어나 어리둥절한 상태일 때 찾아온다.
예를 들면 잠을 자다 무심코 뒤척인 다리 끝에서 누군가의 촉감이 느껴질 때나
한참 일을 하는데 옆 의자에서 쌔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올 때와 같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로맹과 에밀을 처음 만난 것이 3월이니 아직 5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선명히 내보이며 우리 이제 친해졌음을 의심하지 말라 말하고 있다.
그것이 그들의 언어고 우리는 이제 막 그들의 언어를 하나 배운 셈이었다.
혹여 누군가의 마음이나 호감을 의심하고 있다면,
다른 방법에 앞서 그가 내 눈에 선명히 보이는지 먼저 떠올려 보면 쉽게 답이 날 일이다.
Written by Dal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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