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음식에는 고유의 먹는 방법이 있다.
비싼 소고기를 구워 쌈장에 상추쌈을 먹으면 이상하듯이 삼겹살을 소금만 찍어 먹으면 그것도 이상하니까.
우리처럼 생선회를 다양한 방법으로 먹는 나라가 또 있을까?
서민 생선인 광어회는 초고추장부터 간장, 쌈장을 찍기도 하고 상추, 깻잎, 배추, 미역 등에 싸서 먹기도 한다. 지역별, 상황별, 취향별로 먹는 방법이 천차만별!
개인적으로 음식을 먹을 때 방법을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각자의 취향이 있는 것이고, 미식 전문가도 아닌 우리가 꼭 그렇게 모든 걸 지켜가며 어렵게 먹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
생선회 비린 맛이 싫으면 초장 찍어서 마늘에 고추 넣고 쌈 싸먹을 수도 있을 수도 있지~
단지 참치회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치회를 먹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싶을 뿐이다.
자, 그럼 참치회를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단 소릴 들을 수 있을까?
1. 무한리필 참치집이 만든 김 싸먹는 방법
참치회를 먹는 가장 안 좋은 방법이라곤 하지만,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방법으로 참치회를 먹는다.
기호에 따라 묵은지를 올리거나 단무지, 와사비, 무순, 초생강 등을 버무려서 먹는다.
이 방법으로 참치를 먹으면 쉽게 물리지 않고 배 부를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이라면 저 안에 어떤 종류의 참치를 넣더라도 다 똑같은 맛이라는거~
무한리필 참치집에서 좀 저렴한 종류를 먹거나, 참치회에 익숙하지 않다면 입문자용으로 이 방법도 나쁘진 않다.
2. 참치 좀 먹어봤다는 사람들의 와사비에 간장
참치 좀 먹어봤다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무순을 2~3점 올리고, 와사비(당연히 생와사비)를 올린 후 간장에 살짝 찍어서 먹고, 다 삼키고 나서는 초생강이나 락교 등을 먹어 입안을 개운하게 한다.
이 정도만 해줘도 참치집 가서 실장님의 관심을 받게 된다.
어디서 참치 좀 드시는군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3. 무순 따위로 참치 맛을 가릴 수 없다. 와사비만 먹는 방법
사실 이 방법은 최근에 어떤 참치집에서 실장님한테 배운 방법이다.
내가 무순을 올려서 먹는 걸 보고 참치 먹는 걸 다시 배워야겠다고 훈계 좀 듣고 배웠다.ㅎㅎ
무순은 입을 개운하게 해 주는 것이지 참치와 함께 먹으면 진정한 참치의 맛을 느낄 수 없다고 나무라셨다. 이 방법으로 먹으면 확실히 참치 맛이 더 느껴지긴 한다. 다만 참다랑어의 경우 특유의 비릿한 맛이 좀 더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그냥 그랬다.
진정 참치를 사랑한다면 시도해봐도 좋을 만 하다.
4. 참치 어디까지 먹어봤니? 소금 찍어 먹기
이 방법은 일부 고급스러운 참치집에 가면 종종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떤 집은 소금을 종류별로 준비해 주기도 한다.
와사비나 간장도 없이 그냥 소금만 찍어 먹는다. 내 생각에 여기서 소금의 역할은 약간의 간을 맞춰주는 느낌이랄까? 여하튼 이 방법은 정말 참치 맛 밖에 나지 않는다.
참치회는 크게 뱃살과 그 외(등살, 속살 등)로 나눌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뱃살은 이 방법이 별로였다.
뱃살 특유의 기름진 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속살이나 등살처럼 담백한 참치에는 의외로 이 방법이 괜찮았다.
참치를 몰라서 어떤 게 어떤 부위인지 잘 모르겠다면?
뭔가 줄이 그어져 있고 기름져 보이는 게 있다면 뱃살이고, 그냥 빨갛기만 하고 줄이 없거나 옅다면 속살일 확률이 높으니 나중에 한 번 시도해 보자^^
그냥 대충 먹자
결론은 먹고 싶은 대로 그냥 대충 먹자이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참치 하나 먹는데 이리 신경 쓸게 많을까.
참치에 낙지를 올려먹든 쌈장을 찍어먹든, 내가 맛있으면 그만이지.
그래도 마지막 방법인 소금 신공은 꼭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뭔가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