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이 오징어를 보여주면 대부분 갑오징어라고 말한다. 도시민들에게 이렇게 생긴 가장 익숙한 오징어는 갑오징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녀석의 이름은 주로 제주도에서 잡히는 무늬오징어다. 제주도민들은 미쓰이까 또는 이까라고 부른다.
에깅 낚시라는게 있다. 새우 모양으로 생긴 가짜 미끼로 오징어나 한치를 유혹해 잡는 낚시인데 다른 낚시에 비해 방법이 깔끔하고, 채비가 단순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널리 유행하는 낚시이다. 제주에서는 주로 무늬오징어나 한치를 잡기 위해 하고, 서해쪽에서는 쭈꾸미 등을 잡을 때 쓴다.
새우 모양의 저 미끼를 살살 흔들어주면, 이 바보 같은 오징어는 먹이로 착각해 덮쳤다가 저렇게 바늘에 걸려서 끌려온다. 보통 오징어류는 밤에 활동을 하기 때문에 밤낚시를 해야 하지만, 무늬오징어의 활성도가 높아지는 6월~10월까지는 낮에도 곧잘 잡힌다.
물고기는 낚시로 잡으면 집에 가져갈 때 신선도를 위해 피를 빼는 과정(시메)을 거친다. 피를 빼지 않은 상태에서 고기가 죽으면 피가 살로 파고 들어 회로 먹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오징어 류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데 방법이 재미있다.
날카로운 칼(시메칼이라고 따로 있다)로 오징어의 눈과 눈 사이를 푹찌르면, 오징어의 색상이 점점 하얗게 변하면서 피가빠진다. 오징어 피는 투명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끔찍하진않다.^^
이렇게 피를 뺀 후 집에 가져가면 싱싱한 상태로 회를 즐길 수 있다.
무늬오징어는 일반 오징어에 피해 살이 두껍기 때문에 식감이 훨씬 좋다. 또 큰 것들은 2~3kg를 넘기도 하는 대형 오징어이다. 다만, 수요가 많지 않아 일반 식당에선 쉽게 맛볼 수 없고 주로 낚시꾼들만 즐기는 회이기도 하다.
참고로, 우리가 보통 오징어회라고 먹는 오징어는 화살오징어라고 불리우는 이것이다. 그러나 제주에선 이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