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회덮밥 하면 밥 위에 참치와 야채를 올리고, 초고주장으로 쓱쓱 비벼먹는걸 떠올린다.
우리 한국 입맛에 딱 맞는 것이긴 한데 일본은 아무래도 간장 베이스의 요리가 많다 보니 참치 간장 절임 덮밥인 마구로즈케 덮밥이 있다.
참치회를 간장에 절여서 먹는 마구로즈케를 집에서 만들어보기 위해 몇몇 블로거들의 리뷰를 보았지만, 모두 제각각의 레시피에 뭔가 석연찮은 글들밖에 없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이다.
참치회나 생선회의 손질, 요리와 관련해서 유투브를 이용하면, 일본에서 제작된 방대하고 자세한 영상들이 널려있다. 이 동영상만 섭렵해도 웬만한 일식집 뺨치는 것들을 만들 수 있다.^^
마구로즈케는 일본 말로 まぐろつけ 이고, 이 단어로 유투브에서 검색하면 일본에서 제작된 꽤 많은 마구로즈케 레시피를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레시피를 하나 선정해서 만들어보았다.
우선 준비물은 당연히 참치회가 필요한데, 보통 등살이나 속살류로 만든다.
최고의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참다랑어 아카미를 준비했다.
5시간 정도 숙성시키고 끝 부분의 혈전을 제거한 뒤 사용한다.
간장절임이니까 간장 소스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겠지?
오늘 간장 소스에 참여할 친구들은 이렇게 4가지이다.
이 레시피는 유투브에서 본 일본 동영상을 약간 내 입맛대로 변형시켜 보았다. 대략 아래 정도의 비율로 섞으면 된다.
양조간장(또는 사시미 간장) 2 큰 술 + 혼쯔유 4 큰 술(없으면 양조간장으로 대체) + 미림 10 큰 술(또는 미림 5 큰 술 + 청주 5 큰 술)
사실 마구로즈케를 처음 만들어보는 거라 정확한 비율의 레시피는 잘 모르겠다. 계속 만들어보면서 자기 입맛대로 튜닝이 필요하다.
여하튼 얘네들을 섞은 후 살짝 끓여준다. 끓기 시작하면 바로 불을 끈 후 식혀 준다.
차갑게 식힌 간장에 참치를 조물조물 해주자.
이 상태로 랩을 씌운 후 1시간 정도 냉장실에 다시 보관하면 된다.
밥 위에 얇게 썬 김을 약간 뿌려주는데, 김을 이렇게 얇게 써는 게 쉽지 않다. 칼이 아주 잘 들지 않는 이상 보통 부서지기 마련;; 이럴 땐 가위를 이용하자.
밥 위에 절인 참치를 예쁘게 올려준 뒤 무순, 초생강, 와사비를 곁들여 주면 먹음직스러운 마구로즈케가 완성된다. 그냥 먹으면 좀 싱겁기 때문에 남은 간장소스를 2~3 큰 술 정도 위에 뿌려주는 게 좋다.
초고추장 베이스의 참치회덮밥과 달리 깔끔하고 정갈한 맛이 일품이다.
이렇게 맛있게 먹고 나도 참치가 약간 남는다.
남은 건 요렇게 사시미로 이용해 주자.
마구로즈케는 그냥 먹는 참치와 식감이 꽤 다르다. 쫀득 쫀득한 젤리를 먹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약간 두툼하게 썰어내는 게 더 좋다.
이미 간장에 절여져 있기 때문에 다른 소스는 필요치 않다. 그냥 와사비에 무순 정도만 살짝 올려서 먹으면 된다.
간장에 한 시간 정도 절였지만, 하루정도 절인 뒤 먹으면 쫀득함이 더해진다고 하는데 이건 나중에 다시 해봐야겠다. 마구로즈케는 쉽게 접하기도 어렵고, 덮밥의 경우 1.5만 원 정도 하는 비싼 요리이다. 하지만 약간의 수고로움을 더하면 집에서도 얼마든지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다.
이번 주말에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