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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땡겨 박주명 Oct 28. 2015

회사 워크샵에서 차려먹는 참치

지난번  포스팅했던 회사에서 차려먹는 참치에 이어 이번에는 회사 워크샵에서 참치회를 차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집으로 종종 지인들이나 회사 사람들을 초대해 참치회를 차려드리곤 했었는데, 이사한 집이 좀 좁다보니 최근엔 사람들에게 참치회를 차려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마침 워크샵이 있었고, 사람들이 참치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하여 준비해 보았다.

무려 16명을 위한 참치! 16명 중 회를 먹지 않는 사람은 1명. 그럼 총 15인분을 준비해야 했다. 일반 참치집에서 1인분은 200~300g이므로, 300g 기준으로 15인분이면 4.5kg. 대강 5kg 정도로 맞췄다. 어차피 손질할 때 이것저것 버리고 나면 4.5kg 정도가 될 테니..


참치를  해동시킨다.

많다 많아..

회사 비용으로 주문했기 때문에 평소 주문하려면 망설여지던 비싼 부위도 원 없이 주문해봤다. ㅋㅋ

구입목록은 이렇다.


참다랑어 뱃살 No.3 , 눈다랑어 뱃살, 황새치 가마뱃살, 참다랑어 볼살, 참다랑어 아카미, 눈다랑어 등살.

총 5kg. 가격은 29만 원.


이 정도 부위를 일반 참치집에서 원 없이 먹으려면 인당 5~7만 원 정도가 들지 않을까 싶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참다랑어 뱃살  No.3이다. 1kg 정도 되는 양이며, 한 점에 몇천 원을 호가하는 비싼 부위이다. (축양) 참다랑어는 No.1부터 No.5까지 있는데, No.1이 가장 비싼 등급이고 뒤로 갈수록 급이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배꼽살이라 불리는 부분은 No.4부터 잘 보이지 않는다.


No.1과 No.2는 사실상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보통 참다랑어 뱃살을 구입할 땐 No.1 아니면 No.3을 주로 구입한다.(No.4부터는 급이 확 떨어진다) 당연히 No.1이 등급이 지방도 많고 좋지만 가성비로 따지면 No.3이 단연 최고의 선택이다. 참치집에서 5만 원짜리를 시키면 인당 4~5점 정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그것도 좋은 실장님을 만나야;;)


본격적으로 참치회를 차리는 도중 구경꾼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뱃살 몇 점을 시식용으로 썰어내 준다. 참치집 실장님 기분이 이런 걸까? 과연 이 부위를 좋아할까? 하는 초조함이란..ㅎㅎ

본 상차림을 준비하면서 간간이 시식용으로 썰어내 주었다.



그리고 테이블에 올려질 상차림.

그릇이 좀 더 예뻤으면 좋았을 테지만 펜션에서 이 정도 차림이면 감지덕지지.


가장 자신 없는 초밥도 만들어본다. 대뱃살 특성상 기름이 너무 많아 토치로 살짝 겉을 익혀 아부리 초밥을 만들어 보았다. 초밥 쥐는 솜씨는 부족하지만, 워낙 재료가 좋으니 맛있을  수밖에..


이제부턴 사진이 없다.

사람이 많으니 정신없이 썰어내기 바쁘다. 간간이 술 한잔 먹고 하라는 동료가 고마울 따름. ㅎㅎ


2차라서 그럴까. 아니면 참치 말고 소고기 같은 다른 먹거리가 많아서일까. 혹은 내가 너무 참치를 많이 준비했나.

1/3 정도가 남아버렸다.

저걸 아까워서 어쩌나 하고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아침부터 참치를 썰어달란다.

아침 해장라면과 함께 먹는 참치라니. ㅋㅋ

결국 남은 참치를 아침에 모조리 비워버렸다.


회사 돈을 남김없이 썼다는 뿌듯함과 아침에 먹는 참치도 나쁘지 않는구나란 깨달음을 얻고 워크샵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


다음 워크샵땐 참치 말고 다른 걸 해봐야겠다.

대방어 해체쇼 같은 거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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