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는 빨간색이 비싼 것이다. 라는 편견을 깨는 참치가 있다. 바로 황새치 뱃살.
다랑어류가 아닌 새치류를 참치로 봐야 하느냐 마느냐의 논쟁은 뒤로 묻어 두고, 맛으로만 친다면 황새치는 참 맛있는 어종이다.
저가 참치집에선 주로 돛새치, 청새치 같은 어종을 사용하지만 황새치는 같은 새치류임에도 가격이 비교가 안될 정도이다. 황새치 뱃살은 일반적으로 중고급 어종으로 취급되는 눈다랑어 뱃살보다 비싼 부위이다. 하얀 우윳빛깔처럼 맛 또한 고소한 맛을 자아낸다. 또한 껍질 쪽은 꼬득꼬득한 식감을 낸다.
황새치는 껍질이 사포처럼 거칠고 얇다. 이 부분을 칼로 잘 발라내고 안쪽 피막 역시 제거해야 한다.
잘 드는 칼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식칼로 하기엔 무리가 좀 있다.
황새치를 바로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은 살 중간에 길게 박혀 있는 빨간 점이다. 부위에 따라 빨간 점이 일직선이 아니라 군데군데 박혀있을 수도 있고, 황새치 속살은 약간 불규칙하게 붉은 점이 보인다. 그래도 이 정도면 초보자도 쉽게 황새치임을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오른쪽에 새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꼬득꼬득한 맛을 낸다. 나처럼 고기의 물렁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좋아할 수 있는 식감이다.^^
황새치는 다른 참치와 좀 다르게 숙성하고 썰어야 하는 것 같다. 보통은 5시간 이상 충분히 숙성시킨 후 완전히 녹은 상태의 참치를 먹는 게 맛있지만, 황새치는 약간 얼어 있는 상태가 더 맛있다.(물론 개인 취향)
또한, 두껍게 썰어낸 참치가 맛있다고 하지만 이건 얇지만 넓게 썰어내는 것이 훨씬 맛있다. 넓게 썰어진 회를 한 입에 넣으면 입 안 가득 고소한 우유향 맛을 느낄 수 있다.
황새치는 일반 참치집에서 인당 3만 원 대 메뉴를 시키면 몇 점 맛 볼 수 있는 부위이다. 하얀색 참치는 싸구려라는 인식을 버리고, 남들이 집기 전에 먼저 이 부위 먹어보도록 하자.^^
황새치 뱃살은 흔히 '메카도로'라고 불린다. 간혹 보면, 하얀색이 아니라 불그스름한 색상을 띠는 게 있는데 '홍메까', '홍메카도로'라고 불리고 더 비싼 부위라고 소개하는 곳도 있다. 서식지 환경에 따라 그렇다고 하는데 둘 간 맛의 차이는 없지만(몇 번을 먹었지만 정말 맛의 차이가 없다) 사실상 약간의 가격차이를 두거나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단지 자주 구할 수 있진 않으니 혹시 참치 쇼핑몰을 돌아다니다 붉은 황새치 뱃살을 판다면 냉큼 사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