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놀랐다. 대체 왜 나는 글을 쓸 때 구성 짜고 고민하고 하는 걸까.... 퇴고할수록 글이 좋아진다던데, 어쩌면 퇴고할수록 글이 구려지는 걸지도. 호호호.
조-크다. 솔직히 일본 여행 다녀온 거 쓰면 조회수 좀 나올 줄 알고 썼다. 그래서 일부러 가격도 적어뒀다. 근데 오늘 먹은 건 가격도 기억도 안 나고, 영수증도 없는 데다가, 다 안 비싸니까 (도시락 제외) 별 부담 없이 먹었다.
나는 일본에서 매일 밤 호텔에서 먹을 간식을 사들고 다녔는데, 생각보다 양이 좀 쌓여서.... 식사와는 분리해뒀다. 참고로 나는 단 음식은 안 좋아해서 단 간식은 딱 하나밖에 없다. 참고하자.
- 마찬가지로 찾기 쉽도록 일본어 이름을 병기했다. 발음도 일본어로 써둠.
여러분! 이 혜자로운 건더기가 보이는가! 건새우 주제에 알새우만하다. 식감은 솔직히 냉동새우 삶으면 나는 딱 그 푸석푸석함이지만, 한국에서 먹던 컵라면의 하찮은 건더기에 비하면, 이 정도면 너무나도 땡큐다.
모두가 알다시피 (모르면 어쩔 수 이제부터 알자) 닛신은 치킨이 베이스라고 하는데, 솔직히 쇠고기 국물 맛 같았다. 약간 삼양라면 같기도 하고.... 내 기억이 글러먹었을 수도 있긴 한데, 어쨌건 굳이 쇼유(간장 국물)냐, 돈코츠(돼지뼈 국물)이냐 하면 쇼유베이스다. 나는 돈코츠 라멘은 좀 헤비해서 안 좋아해서, 그건 확실히 기억난다.
기본적으로 일본은 컵라면이 죄 작은 것 밖에 없는데, 첫날에 좀 돌아다녔더니 또 피곤하고, 배도 고프고 해서 빅-컵누들을 먹었다. 1.5인분이라고 하는데, 먹은 중량감은 대충 육개장 큰 사발이랑 비슷하다. 다만 면은 일반적인 작은 컵라면 (그러니까 신라면, 오징어짬뽕 작은 컵 같은 사이즈)과 같은 면발의 맛이다. 참고로 일본의 컵라면은 스프가 이미 면에 묻어있어서 따로 스프를 뿌릴 게 없다. 건더기도 미리 다 들어가져 있다. 그래서 따자마자 냄새가 훅 올라오더라. 솔직히 어지간한 한국 컵라면보다 맛났음. 원래 작은 컵 면이 더 맛나잖아?
아무튼, 생각보다 든든해서 놀랐다. 괜히 작아 보인다고 2개 사고하지 마라. 분명 남긴다.
가격은 250엔이었다.
아니, 컵누들 맛이 종류가 좀 많길래, 신기해서 씨푸드 맛도 사먹었다. 안 나왔는데, 컵누들 위에 씨푸드라고 써있고, 컵누들이라는 글자가 파란색이다. 맛은 나가사키 짬뽕이랑 진라면 순한 맛 그 사이 어딘가의 맛이 난다. 마찬가지로 혜자스러운 건더기가 특징....
이건 정말로 딱 그냥 작은 컵 신라면과 똑같은 중량감이다. 얘는 확실히 간식이다. 솔직히 첫날에 먹은 빅 컵누들은 먹으면서 조금 후회했다. 아씨, 그냥 작은 거 살걸.... 게맛살이 들어있고, 달걀 건더기도 있다. 근데 왠지 모르겠지만, 정작 씨푸드라면서 얘는 새우가 안 들어있었던 거 같다. 사진에도 안 보이는 걸 보니.
가격은 200엔.
사실 안 먹었다. 근데, 뭔가 반가워서 사진을 찍어뒀다.... 맛이야 뭐 다르겠냐 싶지만, 또 다를 수도 있으니까 먹어볼 사람은 먹어봐라. 웬만한 편의점에는 있는 거 같더라. 근데, 먹고 나서 한국이랑 똑같잖아 ㅠㅠ해도 나는 모름. ㅎ
아 솔직히 이거 간식으로 넣어야 하나, 밥으로 넣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저녁밥은 다 먹고 호텔 들어가는 길에 산거라서 간식으로 카운트. 일본은 백화점 지하에 이렇게 뭔가 완제품 반찬? 같은 걸 판다. 나는 도쿄역 다이마루 백화점에서 샀는데, 그냥 돌아다니다가 맛나 보이면 집어서 먹었다. 정말 온갖 걸 파니까, 그냥 이것저것 집어먹을 간식거리, 술안주로 백화점에 가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백화점 물건이니만큼 질은 좋고, 가격은 비싸다. 다시 강조한다. 가격은 비싸다.
사진에 있는 건 장어가 들어간 에호마키, 달걀말이, 카이센동 도시락인데, 우선 에호마키는 김밥 같은 거다. 근데 엄청 큰 김밥. 저거 원근법 때문에 커 보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큰 거다. 김밥 하나하나가 개그맨 문세윤 씨가 '한입만-!'을 외치고 먹어야 할 사이즈다.
그래서 간식으로 먹기엔 좀 부담스러우니, 차라리 저녁으로 먹는 걸 추천한다. 퀄리티는 솔직히 좋으니까, 손해 보는 느낌도 없고, 일본의 도시락은 이렇게 발전했구나.... 하는 느낌으로 먹으면 나름대로 일본 문화 체험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달걀말이.... 백화점에서 달걀말이 사 먹지 마라. 다시가 들어가서 감칠맛도 나고,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저게 생각보다 많고, 뭣보다 차가워서 좀 뻑뻑하다. 저걸 뭐 전자레인지에 돌려먹거나 그러겠다면 권하겠는데, 그냥 먹어보고 싶어 헤헤하면서 사면, 입에 계란 한가득 물고 엉엉 우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뭐 그것도 경험이라면 경험이긴 하지만.
(이건 내가 찍은 사진 아니고, 인터넷에서 퍼온 거라 출처 : http://travelpoche.com/%EB%8F%84%EC%BF%84%EC%97%AC%ED%96%89-%EB%8F%84%EC%BF%84%EC%97%AD-%EB%8B%A4%EC%9D%B4%EB%A7%88%EB%A3%A8)
자, 마지막! 도시락의 꽃! 일본, 하면 회! 회, 하면 일본! 카이센동 도시락이다. 보시다시피 거의 다 먹어버렸는데, 맛난다는 뜻이다. 진짜 맛있다. 백화점 지하를 휘적휘적 걸어 다니다 보면, 회가 잔뜩 올라간 도시락을 파는 가게가 여기저기에 널려있다. 가격이 절대로 저렴하진 않으니 타임세일을 노려라. 회니까 오늘 지나면 못 팔아서, 100% 할인한다. 그러니까 보고서 아 이 정도면 살만하다, 싶으면 바로 사라. 다른데 보고 오면 이미 다 팔려있다. 쓸쓸히 떠나는 건 슬프니까....
무조건 야식으로 반드시 회 올라간 도시락 먹어라. 본 도시락은커녕, 동네 일식 체인 회덮밥도 댈 수 없는 맛이다.
모두 다 가격은 모르겠다.... 세일이랑 뭐랑 다 얽혀서....
미국에 있는 루크스 랍스터다. 솔직히 미국 체인점을 일본 가서 왜 먹었지 싶긴 한데, 뭐 블루보틀도 미국껀데 다 일본 가면 먹더만.... 그리고 근미래에 미국을 갈 일이 있을 거 같진 않아서..... 하라주쿠에서 사 먹었다. 줄이 무지하게 길다. 참을성이 있는 사람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음식이라기보다는 상인가. 그런데 어쩐지 여기도 식사편의 스키야키 이부키에 이어서, 한국인 맛집인지 일본어보다 한국어가 더 많이 들린다. 노상에 깔린 몇 개의 테이블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어야 하는데, 양 옆과 줄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언어가 모두 다 한국어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샌드위치는 무척이나 맛난다. 빵은 바삭하게 구운 바게트 같은 빵인데, 따듯하고 바삭하되 딱딱하지 않다. 절묘하다. 나는 빵을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런 밥 대용 빵(식빵이라던지, 올드 훼션드같은 도넛이라던지, 바게트라던지)은 좋아한다. 식감이 무척이나 뛰어나다. 빵만 팔아도 맛집이겠는 걸 싶을 정도.
랍스터(참고로 로브스터가 옳은 외래어 표현이다)는 간단한 간만 되어있고, 차갑게 보관되어있다가 바로 얹어져서 나오는데, 이게 또 참 조합이 안 어울릴듯하면서 어울린다. 우선 랍스터가 무척이나 쫄깃하고 맛이 진하다. 거기에 바삭하고 따듯한 빵이 더해지니 식감이 장난이 아니다. 쫄깃하고 바삭하다. 생각보다 푸짐하게 주니까 덥석덥석 먹어라. 배 부를 양은 아니고 딱 하라주쿠에서 쇼핑하다가 다리도 아프고 하니 간식 먹고 다시 쇼핑할 수 있는 정도는 된다. 큰 사이즈인 US 사이즈도 있다. 그거 먹으면 배 부를 듯.
콜라는 사이즈가 무척 작아서 아껴먹어야 한다. 병인 주제에 330ml인가 그렇다. 가격은 샌드위치(레귤러) 980엔, 콜라 120엔. 총 1,100엔. 생각보다 쌌다.
긴다코는 타코야키 체인점이다. 근데 문어는 타코인데, 왜 다코라고 쓰여있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안 됨. 내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는 건가. 아무튼 체인이다 보니 편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주문할 때 QR코드를 찍으면 한글로 된 메뉴도 볼 수 있고, 맛도 안정적이다. 내부에서 타코야키만 파는 건 아니고 이것저것 술안주도 파는데, 술을 마시려면, 서서 마셔야 한다. 충격. 서서 밥 먹는 건 이해했는데 서서 술도 먹는구나. 어메이징 재팬....
포장할 수 있는 건 타코야키류 뿐. 심지어 다 되는 건 아니고, 한 5-7종류의 타코야키만 가능하다. 과자도 샀던지라, 일반 타코야키만 샀다. 여러분 이거 맛납니다. 겉면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 문어는 혜자해요~! 진짜다. 문어가 정말 크다. 뭔 문어다리는 강아지 발톱 자른 만큼 넣어놓고 '정통 타코야키'라고 박아놓은 정신 나간 일부 가게와는 다르게, 대충 성인 남성 엄지 한마디 만하게는 들어가 있다. (내 엄지 기준인데, 다른 비유를 들자면 하드렌즈 렌즈 보관통 절반 만하다. 모르겠다고? 그럼 그냥 엄지 사이즈구나 하자)
바삭한 껍질, 부드러운 내부, 쫀득한 문어를 씹으며 행복해하다 보면 분명 입을 데이는 순간이 오니까 입천장 조심하면서 먹어라. 뜨겁다.
가격은 550엔.
최악의 과자다. 간장 쩐 맛과 탄 맛이 난다.
대체 나 놈 새끼는 무슨 궁금증이 생겼다고 장어구이 맛 감자칩을 집은 걸까. 니맛도 내 맛도 안 나는데, 솔직히 이거에 대응할 만큼 맛없는 과자는 프링글스 요구르트 맛밖에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가격도 비쌌던 거로 기억하는데, 절대로 먹지 마라....
꼭 이러면 먹는 사람 있다.
초코송이 따위와는 비교하지 말아줘라. 존맛탱. 초코와 과자의 비율이 절묘하다. 확실히 초코송이가 카피할만한 과자다. 솔직히 일본 가면 이거는 꼭 먹어봐라. 키노코노야마는 버섯의 산이라는 뜻인데, 진짜 이런 버섯으로 가득 찬 산이라면 기꺼이 가서 거주할 의향이 있다.
우선 초코와 과자가 조금씩 더 많은데, 과자가 조금 더 많아서 초코가 조금 아쉬운 초코송이와는 다르게, 초코가 풍족하게 들어가 있는 데다 맛도 진해서 먹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초코송이보다 밑단이 조금 두껍다. 어른들이 말했다. 자고로 기반이 튼튼해야 미래가 밝다고. 그렇다면 이 과자의 미래는 무척 밝다. 기반도 튼튼하고, 맛도 튼튼하고.
가격은 기억 안 나는데, 솔직히 가서 얼마가 되었던 간 사 먹어볼 만하다.
하라주쿠의 유-명한 캐러멜 가게에서 우리 누나가 사 왔다. 사실 내가 단걸 별로 안 좋아해서, 누가나 캐러멜 같은 건 잘 안 먹는데, 입에 달라붙지도 않고, 깔끔하고 은은하니 좋더라. 사탕 형태와 캐러멜 형태 두 가지가 있는 듯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탕은 딱딱하고, 캐러멜은 부드럽다. 근데 사탕 형태는 약간 얼린 캐러멜 씹어먹는 듯한 단단함이지 일반적인 사탕 같다는 건 아니다. 부서지듯 씹히니까 입 안 베이게 조심하자. 솔직히 기본적으로 내가 안 좋아하는 음식이라서.... 따로 평가하지 않겠다.
다만 우리 누나 말로는 선물로 참 제격이라고 한다. 사실 내 생각도 그러하다. 적당히 고급진 맛에, 적당히 고급진 포장에, 적당히 고급진 케이스에.... 만약에 노린 거라면 정말 타깃 오디언스 선정 쩔었다....
이건 누가 봐도 밥이 아니라 간식인 거 같아서 간식으로 넣었다. 쁘띠첼이 참 맛난다.
다음 편은 음료 편이다. 날이 더워서 음료수 엄청 먹어제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