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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기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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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도 Nov 10. 2022

10. 일상 기록 -4

2022.11.10.

지난주 독감 2차 접종 맞으면서 귀 확인을 했더니 또 중이염이 왔다. 네 번째인지 다섯 번째인지 중이염 지긋지긋하다. 오늘 병원에 다시 다녀왔더니 그래도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다 나은 건 아니라 1,2주 경과를 다시 보기로 했다. 그래. 약 먹을 정도가 아닌 게 다행이다.


낮잠이 두 번뿐인데 둘 중 하나를 30분 컷 한 날은 나도 피로하고 아기도 하루 종일 짜증이다. 오늘은 짜증이 너무 심해서 30분을 울려 낮잠 3을 재웠다. 하루라도 아기 우는 소리 안 듣는 게 소원인데 오늘 오후에 왕창 들었다.


아기가 요즘 들어 부쩍 컸다는 게 느껴진다. 이제 이름을 부르면 제법 정확하게 반응하고 ‘엄마’ 발음을 명확하게 한다. 다만 그게 울음 섞인 요구사항을 말할 때 날 찾는 거라 스트레스일 뿐.


걷고 싶어 하는 욕구가 느껴진다. 장난감 사이를 옮겨 다니거나 의자나 큰 도구를 밀고 걸어 다닌다. 걸음마 보조기 장난감은 가벼워서 종종 넘어가서 불안 불안하고 오히려 식탁의자가 안정감 있어서 쭉쭉 잘 걸어 다닌다.


장난감 아래를 탐험하는 것을 좋아하고 식탁 아래에도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구석진 자리도 좋아하고 액티비티 가든을 들였더니 그 좁은 공간에 들어가서 공을 빨아먹는 것도 좋아한다. 다만 몸에 비해 좁은 공간에 있다 보니 부딪치고 우는 게 일상이다. 얼굴에 멍이나 긁힌 자국이 사라질 날이 없다.


발라당 눕는 것을 좋아한다. 푹신한 침대에 있으면 일부러 뒤로 확 넘어가서 푹신함을 즐긴다. 뒤에 나나 남편 몸이 있는 것을 알거나 베개, 쿠션이 등 뒤에 있어도 발라당 눕는다. 책을 읽어줄 때는 내 몸에 기대서 감상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주변을 살피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머리를 꽈당하기도 한다.


응가를 하루 서너 번 싸니깐 하루 종일 먹이고 치우고 씻기다 하루를 마감하는 기분이다. 가만히 안 있으려고 하니깐 쫓아다니면서 로션 바르고 기저귀를 입히거나 화장실로 돌진하려는 아기를 잡고 옮기는 것도 일이다.


이유식을 잘 먹어서 몸무게도 쭉쭉 늘고 묵직해졌다. 조금 큰 덩어리도 오물오물 앞니로 깨물어 먹으려고 한다. 귤을 까서 속 알맹이만 줬더니 흘리긴 해도 잘 받아먹는다. 덩어리 있는 걸 좋아하니 과일도 매일 줘봐야겠다.


드디어 빨대컵 사용하기를 성공했다. 처음엔 원래 쓰던 젖병에 추 빨대만 끼웠는데 영 못 마시길래 다른 빨대컵도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한 달 가까이 수저로 떠먹여 주다가 혹시나 싶어서 릿첼로 바꿔줬더니 3일 만에 빨대컵 마스터했다. 진작 처음부터 릿첼 쓸걸. 내가 물 나오게 눌러서 먹여주다가 스스로 빠는 걸 깨달았나 보다. 잘 쓰면 나중에 분유 2 정도는 빨대컵으로 먹여봐야지.


입으로 다양한 소리를 낸다. 딱딱 혀를 차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이 가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윗니 네 개가 다 안 났는데도 이를 갈다니. 팔에 입으로 바람을 넣어 방귀 소리를 내줬더니 처음엔 내 다리에 침을 가득 묻히며 깨물다가 요즘엔 진짜 방귀 소리도 잘 낸다. 모방 행동을 하는 듯하다.


오늘 처음으로 손뼉를 쳤다! 침대에서 짝짝 소리가 나서 왜 그런지 궁금했지만 쳐다보면 애가 깨니까 못 봤는데 박수 치는 거였나 보다. 팔만 휘적휘적 휘두르다가 한번 성공하고 나니 깨달았는지 하루 종일 짝짝짝 한다. 너무 귀엽고 신기하다. 아기는 어떻게 이렇게 쑥 자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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