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 무엇을 살 것인가.
1. 출산준비용품을 구입하는 시기
아마 배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인 20주부터 출산준비용품에 대한 압박이 시작된다. 내가 그랬다. 만약 핫딜로 이것저것 비교해가며 주문하는 꼼꼼한 성격이라면 이쯤부터 준비해야 넉넉하게 알람도 맞춰놓고 비교해가며 하나하나 해낼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체력도 없고 직장 때문에 바쁜 시간을 쪼개기 힘들다면 그냥 조리원에서 주문해도 된다. 어차피 육아용품의 대부분은 특히 지방은 오프라인 매장이 거의 없으니 인터넷에서 사야 한다.
2. 어디서 구매할 것인가.
가. 온라인 쇼핑
아마 가장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일 것이다.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택배박스가 수없이 쌓여서 정리하기가 무척 진 빠진다는 점이다. 나는 직장 마감 치다가 조기진통으로 입원하는 바람에 직접 구매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조리원에서 인터넷 주문한 게 대부분이었고 집 앞이 택배로 꽉 막혀서 동생이 미리 정리까지 해줄 정도였다.
나. 베이비페어
나는 수도권에서 하는 베이비페어는 가보지 못했지만 지방에서 하는 베이비페어는 심지어 애 낳고 가봤다. 지방에서 하는 건 용품이 많이 나와있지 않아 비교가 어렵고 약간 강매 분위기를 불편해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진 않다. 다만 굵직한 용품들은 비교하기 좋다.
다. 오프라인 매장
우리 지역 내에는 출산준비용품을 파는 곳이 한 곳도 없었다. 대신 30분 거리 옆 동네에 딱 하나가 있어서 누워서 움직이지 못하던 나 대신 남편이 자잘한 것들을 많이 사 왔다. 인터넷이 대체로 더 싸지만 배송비나 택배박스 뜯는 수고로움을 줄인다면 작은 부피 거나 한두 개 사야 하는 물품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는 게 편리하다. 나는 당시에 지역사랑 상품권 이용이 가능해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3. 무엇을 살 것인가.(고려할 점)
- 새 제품으로만 사고 싶은지, 중고 거래도 괜찮은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마 다들 본인만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아기가 피부에 닿거나 입에 들어가는 것들은 새것으로 샀지만 사용 기간이 길지 않은 것들은 당근을 많이 이용했다. 특히 아기침대는 비싼데 비해 오래 쓰지도 않고 처분하기도 불편한 물품이라 당근으로 사서 당근으로 팔았다.
-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감사한 일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지인과 친척들이 출산 선물을 해주셨다. 특히 내복 선물이 많이 들어와서 아기가 9개월이 되어가는 데도 아직 입히지 못한 것들이 있다. 요즘은 카톡 선물하기 기능이 잘 되어있어서인지 물티슈나 기저귀 선물도 종종 들어오곤 했다. 또는 병원이나 조리원, 산후관리사 업체에서 선물 품목으로 자주 들어오는 것들은 사지 않고 기다리는 것도 좋다.
한 가지 팁이 더 있다면 주변에서 받은 것들은 꼭 기록해두자. 기록해두지 않으면 잊게 되더라. 아기가 잘 쓰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주고 나중에 선물 해준 지인들의 마음에 보답해주는 게 감사한 마음을 보내는 방법이니까.
- 내 성향을 파악하기
용품을 사면서 내가 나에 대해서 다시 느낀 점은, 나는 걱정이 많은 데 비해 실행에 옮길 에너지가 부족한 편이었다. 그래서 꼼꼼한 남이 해놓은 준비물 리스트 믿고 다운로드하여 그대로 산 것들이 많다. 그 선택은 내 불안도를 낮추기는 했지만 내게는 필요하지 않았던 것도 그대로 구입한 게 많아 후회한 것도 많았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게 내게 필요한 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