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기와 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도 Dec 06. 2022

21. 일상 기록 -6

2022.12.6.

이제 첫 딸기가 나오기 시작해 딸기를 사서 먹여봤다. 잘라주지 않았는데도 앞니 여섯 개로 야무지게 베어 먹는 모습이 예쁘다. 영상을 찍어 양가 가족들이 보는 어플에 올렸더니 엄마가 그 비싼 딸기를 두 박스나 사 왔다. 그러고는 아기가 딸기를 먹는 걸 아주 행복해하며 보고 돌아갔다. 어른들은 가끔 와서 강아지처럼 예뻐하기만 해도 되는 손주가 그렇게 좋다더니 그건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아기가 아파서인지 밤잠을 수시로 깨며 밤인지 새벽인지 아침인지 자꾸 헷갈리게 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새벽이 벌떡 일어나 침대 가드에 매달려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너무 깜짝 놀라서 눈을 떴는데 아침인 줄 알고 아기 먹이고 놀아주다가 문득 시계를 봤는데 아직도 7시? 비몽사몽간에 기록한 베이비타임 어플을 확인해보니 우리 아기 6시 반이 아니라 5시 반에 일어났구나. 덕분에 하루를 아주 일찍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 아기는 그 새벽에도 이유식을 아주 잘 받아먹고 있었던 거구나. 


9개월에 들어서며 여러 가지 기능들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액티비티 가든을 조금 일찍 사줬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구멍에 공을 넣는 놀이를 할 줄 알게 된다던지, 공을 굴리거나 두 개를 맞부딪쳐 소리를 낸다던지 아기에게 몇 번 시범 보여줬던 행동들을 잘 관찰하고 있었구나 싶어서 놀랐다. 예전에는 기어서 들어갈 수 없는 곳에 물건이 떨어지면 가다가 머리를 부딪쳐서 늘 상처가 났는데, 이제는 다른 쪽으로 기어가서 물건을 가져오거나 손이 닿지 않는 곳은 나와 물건을 번갈아 쳐다보며 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엊그제부터는 걸음마 보조기를 잡고 거의 뛸 듯이 이쪽저쪽 걸어 다니곤 한다.


단어를 아는 것도 많이 늘어났다. 엄마, 아빠를 구분할 줄 알고 이름을 부르면 그게 자기 이름인지 다른 사람 이름인지 안다. "엄마 어딨어? 아빠 어딨어?" 물어봤을 때 오차 없이 정확히 돌아본다. "ㅇㅇ아"라고 아기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고 다른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지 않는다. "안 돼."라고 말하면 행동을 하다가 멈칫하면서 멈춘다. "발라당"이라고 말하면 뒤로 발라당 눕는 놀이를 한다. "박수"라고 말하면 박수를 치는데 "짝짜꿍, 손뼉"이라는 말이 같은 뜻을 말하는지는 모른다. "뽀뽀"와 "머리콩"을 정확히 구분할 줄 알고 다르게 쓴다. 일주일 전까지는 헷갈려했는데 하도 많이 시키니까 구분하게 된 듯하다.


모방 행동도 많이 늘어났다. 손뼉을 치면 따라서 치고 내가 물티슈로 바닥을 닦으면 자기도 옆에서 바닥 닦는 흉내를 낸다. 둥근 것을 굴리는 것을 보여주면 자기도 그 손짓을 비슷하게 따라 해보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20. 중이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