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차-2주 차의 기록
1월 2일 월요일, 아기가 어린이집에 첫 등원을 했다. 우리 아기는 10개월 중반의 매우 활달하고 호기심이 많은 성향이다. 그래서인지 첫날부터 엄마에게는 별 관심이 없고 어린이집 안의 교구들을 이리저리 만져보거나 다른 반에 가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 탐색하기 바빴다. 어린이집 원장님은 우리 아기가 엄마랑 떨어지는 연습은 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며 다음 날부터 아기를 두고 두 시간 뒤에 데리러 오라고 하셨다. 그리고 몇 장의 종이를 받았다. 어린이집 생활의 안내문과 준비물, 서류였다.
1. 어린이집 입소서류
발급 방법을 몰랐는데 아래 블로그의 도움을 받아서 인터넷 발급으로 모두 해결했다. 육아 블로그는 그저 빛..
https://naver.me/GXRSq7of
2. 어린이집 준비물
- 어린이집 준비물은 어린이집마다 요구하는 게 달라서 안내해 주는 걸 보고 준비했다.
- 모든 물건에 이름을 써달라고 해서 또 나의 빛과 희망 육아블로그를 찾아보니 의류스탬프란 게 있더라. 아기 손수건, 턱받이, 여벌 내복, 낮잠이불에 찍어주면 딱이었다.
- 물병이나 빨대컵 같은 데에는 스탬프를 쓸 수 없으니 방수네임스티커를 샀다. 라벨기계를 살까 싶었는데 나는 이런 게 귀엽고 편해서 구매했다. 설거지해도 스티커가 떼어지지 않아서 편했다.
- 어린이집 내에서 옷차림은 0세 반 아기의 경우 집에서 입는 내복이면 된다고 했다. 아직 등원룩이 필요 없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겨울에 유아차 등원을 하다 보니 따뜻하게 보내야 했다. 나는 주로 내복에 수면조끼 수면양말을 신기고 패딩우주복을 입혔다. 그리고 극세사라이너와 극세사 담요를 유아차에 구비해 놓으니 영하 10도의 외출도 할만했다. 유아차라이너의 경우, 두툼한 건 좀 거추장스러워서 절충형이지만 휴대용 라이너를 샀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3. 키즈노트
이 어린이집은 키즈노트를 쓰는 어린이집이어서 나와 남편 모두 가입을 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뭔가 설정을 잘 못하는 건지 어플 상의 문제인 건지 한 사람만 가입해서 같은 아이디로 역할만 다르게 이용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내 아이디로 나는 ㅇㅇ이 엄마, 남편은 ㅇㅇ이 아빠로 두 사람이 같은 아이디를 쓰게 되었다.
알림장 보면 그날 아이 활동 사진이랑 원 안내장, 그날의 식단 같은 걸 볼 수 있고 내가 선생님에게 댓글을 쓰거나 알림장을 보낼 수도 있다. 정말 어린이집 선생님 힘드시겠단 말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 개인별로 사진도 찍고 그날 활동도 다 적어주시지…?
4. 식사/간식
우리 아기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경우, 식단은 15개월 이상 아이들의 식판유아식만 제공이 되어서 이유식, 분유는 가정에서 챙겨가야 한다. 우리 아기는 1-2주 차엔 2시간만 있고 분유 먹을 시간과 겹쳐서 분유 한 번 먹는다.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면 이유식도 한 번 먹기로 했다.
간식은 과일이나 죽이 나오는데 나올 때마다 과일 잘 먹길래 다음 주부터는 죽도 먹어보기로 했다. 어린이집에서 정기적으로 먹는 간식은 아니지만 떡뻥을 한두 개씩 주는 모양이길래 이번 주에는 아기 먹을 떡뻥을 한 봉지 보내줬다. 내가 집에서 키울 땐 그런 과자는 되도록이면 안 먹이고 싶어서 가끔 멀리 외출할 때 식사 텀 안 맞으면 한두 개 먹였는데 어린이집에선 그런 조절이 안 되니 속상하지만 내려놓기로 했다. 설탕 들어간 거 먹는 게 아닌 게 어딘가.. 하면서.
5. 낮잠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아기 낮잠이다. 아기마다 예민한 부분이 다르고 우리 아기의 경우는 그게 낮잠인 듯싶다. 집 이외의 공간에서는 아기가 낮잠을 안 자고 버텨서 외출할 때마다 낮잠이 최대 고민이었다. 다른 집에 가서도 잠을 안 자고 하루종일 버티다가 겨우겨우 재워도 30분 이상 자지 않아서 그렇게 못 잔날 이후 며칠은 컨디션이 훅 떨어지는 경험을 해와서였다.
아니니 다를까 어린이집에 가니 첫 낮잠 시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우리 아기는 아침 기상 후 3시간-3시간 30분 정도에 첫 낮잠을 자는데 아기가 어린이집에 있는 9시 반-11시 반 사이가 그 낮잠시간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아기는 낮잠을 총 2회 자는데 어린이집 가기 전에 살짝 재우면 낮잠 2 스케줄이 망가지고 어린이집 다녀와서 재우면 낮잠 2를 너무 늦게 자거나 안 자버리는 바람에 밤잠까지 꼬여버린 거다. 결국은 낮잠 2가 점점 사라지고 낮잠 변환기가 일찍 오기 시작한 듯하다.
내 입장에서는 낮잠시간이 1시간 반 정도 2회 총 3시간 자던 게 1시간 반-2시간 1회 자는 걸로 바뀌었으니 몸이 조금 더 고되진 느낌이다.
6. 질병
이것도 어린이집 가기 전부터 주변 육아러들에게 꾸준히 들었던 이야기였다. 어린이집 가면 꾸준히 아프다고. 나도 우리 아기가 집에서도 코감기와 중이염을 자주 앓아왔기에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나 심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어린이집 첫 주를 다니면서 평소보다 코가 좀 나온단 생각은 했는데 지나친 게 문제였을까? 첫 주를 보내고 일요일 아침에 깬 아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기 콧구멍 두 개 모두 콧물이 줄줄줄 흐르고 있어서. 아기가 간간이 있던 코감기는 이러지 않았는데. 그렇게 코가 줄줄줄 끊임없이 아오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래도 집에 전동콧물흡입기인 노시부도 있고 남편도 없는 일요일이어서 다음날 되면 병원에 가자 싶었는데 미열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헐레벌떡 일요일에 여는 소아과에 아기를 둘러업고 나가니 코감기와 중이염이 동시에 왔단다. 중이염은 3주 전에 약을 끊었는데 또 항생제라니.
어린이집을 보낼까 말까 고민됐지만 이제 복직하면 이 정도로 휴가를 낼 수도 없으니 아니, 휴가 자체가 자유롭지도 못하고 아직 적응기간이기도 하니 그냥 등원시키기로 했다. 등원시키면서 보니 다른 아기 보호자는 전날 아기가 열이 올랐는데도 열이 내렸으니 등원시키는 걸 보고 그래 열이 안 나는 게 어딘가 싶기도 하다. 아기들 있는 공간은 서로서로 주고받으며 돌려 돌려 돌림병 신세인 거다. 그래 아기야 크게 아프지만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