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도 Aug 21. 2018

일곱 번째/ 식비, 얼마를 쓸까?

식비 10만원 논란을 보고

1인가구 생활비는 얼마가 적절할까?


많은 1인가구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일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정된 수입을 가지고 있고 그 범위 안에서 생활비를 꾸릴 거다. 특히 줄여도 줄여도 줄여지지 않는 “고정비”의 존재는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다. 나도 용돈을 받던, 내가 벌어서 쓰던 꾸준히 쓸 수 밖에 없는 지출을 어떻게 줄여볼까 고민이 많았다. 그래야 남은 돈으로 내 비상금도 만들고 내 미래도 계획하고 여가시간도 꾸릴 수 있으니까.


2018. 8. 20.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1위 화면


트위터 타임라인에 논쟁이 있어 어떻게 된 일인지 사람들의 글을 검색해 보았다. 1인가구 식비를 10만원으로 설정해 놓은 기사가 발단이 된 모양이다. 아끼고 아끼면 가능하다는 이야기부터  아니다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는 최저가로 검색해서 먹으면 가능하다는 반박과 그게 가능하도록 먹으면 건강을 해친다는 논쟁이 붙기도 했다. 누가 1인가구 식비를 그런 식으로 계산했는지 모르지만 정말 판타지 세계에서 살고왔나 싶다.




물론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있어야 가능하다.

1. 식재료 또는 반찬 등을 무료로 조달 가능한 곳이 있는가
2.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가
3.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섭취만을 하는가
4. 외식비, 사교모임 등은 식비로 처리하는가

한 마디로 식비를 줄이기 위한 다른 조건이 있거나 극한의 다이어트를 한다면 가능할 일이다.


인간의 삶이란 다양하고 각자의 조건과 위치는 다르다. 보편적으로 식비가 얼마나 들어요? 라고 이야기할 때는 하루 2-3회의 식사를 하며 경제적 원조 없이 살 때를 이야기할 거다. 하지만 각자의 사정이 다르다는 사실을 배제하고 말하는 태도는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정도가 평균이에요.” 또는 “내가 가능하니 당신도 이정도는 할수 있어요.” 라고.


나는 식비가 월 15만원이 든다. 이렇게 말한다면 내 말도 논란이 될 수 있겠지. 하지만 위에 나타낸 조건에 따라 대답을 한다면 월 15만원의 식비는 가능한 금액일 수 있다.

1. 모든 식재료는 내 돈으로 사고 가족이나 지인들의 도움은 받지 않는다.
2. 직장의 사내식당에서 먹는 점심 식대는 포함하지 않았다. 보통 월에 한번 결제하는 데 7-8만원으로 싸게 책정되어 있다.
3. 아침은 인터넷으로 주문한 두유를 먹거나 먹지 않고 거의 점심, 저녁 두 끼를 먹는다.
4. 친구를 만나는 일, 가족 식사비, 모임비는 따로 분류했다. 간식은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러니까 혼자 먹는 저녁 식사비나 주말 식대만을 식비로 포함한 금액인 거다. 만약 내가 아무 약속도 잡지 않고 혼자 식사를 하며, 사내식당에서 먹는 금액을 식비에 포함한다면 총 식대는 30만원 정도가 될 것 같다. 물론 최소 금액을 이야기하는 거다.




하지만 나는 사회적 동물이고 인간관계를 하고 살고싶다. 오히려 병원비 또는 몸이 아파 직장을 다니지 못하는 것이 더 손해이니 다른 비용을 줄이더라도 식비는 꼭 일정 정도 이상 확보해야 한다. 아주 비싼 음식을 먹지 못하더라도 건강하게는 먹어야 한다. 1인 가구는 내가 나를 먹여살려야 한다. 나 자신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건강하게 살아야 생존할 수 있다. 그러니 식비를 얼마를 잡던 내 건강을 위해서라면 생존을 위한 필수 비용인 셈이다. 또한 내가 식비로 인해 저축 금액이 줄어든다면 그것은 온전히 나의 탓인지, 아니면 열심히 일하고도 미래를 꾸릴 만한 돈을 주지 않는 사회의 탓인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여섯 번째/ 여자 혼자 살기 위험하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