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유튜버 이야기 > Chapter 2. 유튜버 이야기
해피새아 채널뿐 아니라 국내 유튜브 시장이 전체적으로 폭풍 성장을 했던 2019년, 어딜 가든 빠지지 않았던 질문이 '돈 많이 버는가'였다. 강연장이나 라이브 방송에서는 당연하고, 동창회에서도 돈 이야기는 단골 질문 주제였다. 시류를 타고 '유튜브 수익 공개' 영상을 촬영해 올리는 유튜버들도 참 많았다. 유튜브를 하면 벼락부자가 될 것처럼 부풀리는 기사와 몇몇 성공 사례들로 인해, 세상은 유튜브 드림에 한껏 젖은 듯했다.
2022년인 지금은 유튜브를 하기 위해 퇴사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는 없어졌다. 오히려 퇴사를 했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간 사례가 왕왕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전업 유튜버의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있는지 많이들 궁금해했다.
돈을 번 것은 맞다. 처음으로 구글에서 도착한 수표를 받았던 2017년 7월 이후로 꾸준히 수익을 지급받아 왔고, 여러 해외 관광청들이나 호텔, 또는 KT, 어도비, 인텔 등 기업들과의 협업을 진행하며 영상 제작비를 받을 수 있었다. 가끔이지만 대학교나 교육협회의 초청으로 강연을 하고 강의료를 받기도 했다. 해피새아 채널은 거의 하지 않지만,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는 친구들은 후원 기능을 통해 구독자 분들로부터 후원금을 받기도 하고, 정기구독 시스템으로 구독료를 받기도 했다. 직장인처럼 수입이 매달 일정하지는 않아 어떤 달은 수입이 뚝 떨어지기도 하지만, 먹고 살기에 충분한 돈을 번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돈을 '많이 버는가' 가 아니라, '무엇으로 버는가' 였다.
유튜브 채널은 지금 이순간에도 어디선가 한두개씩 계속 생겨나고 있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유튜브 채널 수는 2021년 말 기준 약 25만개였다. 하지만 그 중에 구독자 10만 명 이상을 가진 채널은 2022년 1월 기준 약 6,800개에 불과하고, 구독자 100만 명 이상을 가진 채널은 592개밖에 되지 않는다. 수십만 개의 유튜브 채널이 있지만 모두가 백만 구독 채널이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는 곧, 일정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채널이 제한적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어느 사회에서나 그렇듯 유튜브 세상에서도 1%의 소수가 99% 다수의 부를 가진다. 억대 연봉을 벌어들이는 유튜버가 방송에 등장하는 이유는 그런 유튜버가 특별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도 구독자 1천 명이 도달하지 못하는 채널도 수두룩빽빽이다. 혹시나 언젠가 찾아올지 모를 희망을 기대하며 기다리기엔, 동영상 촬영과 편집 과정에는 지나가다 로또 한 장을 구매하는 것에 비해 수고가 꽤나 많이 들어간다.
내가 행복하게 유튜브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 아니다. 이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행복하지 않고 돈만 많이 벌었다면 진작에 나는 한탕 벌고 유튜브를 그만두었을 것이다. 이 길고 긴 코로나 시간동안에도 여행유튜버라는 직업을 놓지 못한 건 돈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랑을 받고 치킨도 먹을 수 있다는 것. 나에겐 그게 첫번째로 중요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