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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별 Oct 02. 2020

여린 내 마음 지키기

수많은 화살 속에서 나를 지키려면


 우리나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일명 "또라이 보존의 법칙". 일할 때 우리는 반드시 이상한 사람을 만나게 되어있다. 문제는 나 자신이 그 또라이를 대처하는 방법을 잘 알고 대처할 수 있느냐 아니냐다.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면역력이 덜 생긴 것 같다. 그냥 "또라이라서 그렇다"라고 생각하고 넘기면 좋은 일에도 쉽게 상처를 받아서 괴로울 때가 많다.

 

 그럴 때, 직장인 웹툰을 보거나 또라이 유형을 정리한 글을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 문제 해결 자체는 어려워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사실이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또라이는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내가 포기하는 게 마음이 편한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 일보다는 사람 때문에 상처 받는 일이 훨씬 많은데 주변에 공감해주는 사람 한 사람만 있어도 버틸만한 것 같다. 힘들 때 주변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토로하면 그 사람들이 아는 또 다른 또라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더라. 듣다 보면 내가 아는 또라이는 또라이 축에도 못 끼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사람을 못 괴롭혀 안달이지 싶기도 하다.


 연차가 쌓인 직장 선배분들을 보면, 일을 크게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그 기술을 익히고 싶은데 경험이라는 게 쌓여야 가능한 모양이다. 나이가 들어야 하나보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나는 왜 그렇게 상처 받은 말이 집에 가서도 떠오르는지. 그럴 땐 글 쓰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 그 순간을 잘 넘기기만 해도 어떻게든 버틸 수는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마음이 힘들었을 때 쓴 글을 보면, 내 마음이 그때보다는 단단해졌다는 걸 느껴서 뿌듯하기도 하고 변한 내 모습이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나도 어떤 상황에서는 상처 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 상대방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라고,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된 거겠지, 그렇게 믿고 싶다.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는 거면, 정말 나쁜 거니까.


 상대방을 상처 주는 화법이나 행동을 취하지 않아도 부드럽게 일처리가 되는 그런 세상은 언제쯤 올까. 그런 세상이 오기 전까지는 내가 내 마음을 지키는 방법을 잘 배우면서, 비슷한 사람들과 연대하는 수밖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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