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틀면 보이는 고민에 대한 답

가끔 새로운 길로 갈 필요가 있을지도

by 새별

가끔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존재론적 의문을 갖곤 한다. '도대체 이 일을 왜 하는지 모르겠어!' 라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전환'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나는 기록을 아주 많이 남기기 때문에 내가 남긴 메모나 일기, 계획표를 살펴보면 과거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는데, 주기적으로 지금처럼 '왜 이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은 작년 5월에 홀로 서기를 결심한 이래 만들어 놓은 루틴에서 약간 변형된 형태로 움직인다. 실은 일일 계획표 없이도 자동 반사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나는 내가 루틴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를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대략적인 계획만 있을 뿐,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고 모든 선택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을 때는 습관대로 움직인다. 일단 일어났으면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며 노트북과 노트와 펜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챙겨 스타벅스로 간다. 매일 아침에 업로드할 콘텐츠들이 있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하고 다음 주에 올릴 콘텐츠를 만든다. 그러다 답답하면 광화문 교보문고도 가고 평소와 다른 스타벅스에 가기도 한다. 새로운 카페에 방문하기도 하고 전시회도 간다. 그리고 친한 사람들과 약속을 만든다. 오늘 집중력이 다 했다고 판단이 될 경우 일단 귀가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집안일을 하고 어떤 음식을 해 먹을 것인가를 생각한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답을 세바시 강연이나 TED 강연 또는 책을 통해서 찾으려고 한다. 나는 1인 기업 대표이기 때문에 물어볼 선배도 없고 사수도 없어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 답을 찾는 것이 빠르다.


나는 내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 지도 잘 알고 있다. 단지, 내가 모르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라는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남들은 다 나를 잘 아는데, 나는 나를 모르는 그런.


나는 부지런한 사람이고 (스스로는 게으르다고 생각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끝까지 노력하는 끈기가 있는 사람이며,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는 열정이 있다. 도대체 이 일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점묘화의 점 한 개 정도의 일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점묘화는 멀리서 봐야 어떤 그림인지 잘 보이는데 그림을 그리는 동안엔 그것의 정체를 알기 어렵다. 매일 꾸준히 뭔가를 한다는 건 그런 걸 거다. 나 자신이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조금 지쳐서 그러는 건 아닐까, 하고 약간의 너그러움과 느슨함을 허용해도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쉬는 며칠이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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