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바로 나
언제나 답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이다. 지금의 나에겐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머릿속이 터질 것만 같다.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머릿속에 존재한다. 만족스러운 답을 찾기 위해 사람들에게 질문을 한다. 내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알기 위해서다. 그래서 사람들과 만난 후에 갖는 혼자 있는 시간은 꽤나 중요하다. 사람들은 나에게 커다란 힌트를 주지만 정답은 내가 찾아가는 것이기에.
바쁜 삶 속에서 사람들과 시간과 공간 그리고 경험을 공유하는 즐거움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강 또는 바다에 나의 슬픔과 아픔을 흘려보내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 내가 안고 있는 고민은 나의 일과 관련된 것이다. 사람들이 다양한 조언을 해주지만 이 업(業)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알고 있다는 건 콘텐츠라는 업종의 변화무쌍함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얼마나 신경 쓸 일이 많고 품이 들어가는 지를.
답을 찾으려면 잠시 고요한 음악을 들으며 생각을 해야겠다고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혼자서 깊이 침잠하며 우선순위를 정하는 날'이라고 써두었다. 아마도 내가 생각한 시간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답을 찾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것이다. 충분히 시간이 있는데, 늘 마음이 분주하다. 어렸을 적 수학을 잘 못했던 이유와도 같다. 문제를 풀 수 있는데 마음이 급해서 문제를 풀지 못했다. 그래서 내 점수는 문제 난이도와 상관없이 들쭉 날쭉이었다. 차분히 문제를 읽고 내가 모르는 것에 번호를 매긴다. 그리고 하나씩 풀어간다. 이 방법을 알았으면 쉽게 풀었을 것이다.
지금 직면한 문제도 같은 풀이법을 적용하면 된다. 문제 속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인가?'부터 질문해야 한다. 너무도 많은 자극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조차 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24시간 켜있는 스마트폰 알람, 쏟아지는 정보들, 독촉하는 사람들. 잠시 거리를 둔 채 차분히 음미하면 다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험과 직관이 답을 알려줄 것이다. 조금 늦어도 괜찮으니까 정확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 당장이 아니라 길게 바라보아야 할 일들은 길게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마도 오늘은 기본 업무 처리를 하면 노트북 전원을 꺼버리고 종이와 펜을 드는 것이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요즘 메타버스가 대세라고 하더라', '다른 PPT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어떤 일을 한다더라', '유튜브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하는 이야기들이지만 나는 한 사람이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24시간뿐이며 그중에 일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도 10시간이다. 최소한 현재의 콘텐츠 검색 순위를 유지해야 나에게 월급을 줄 수 있으며, 경쟁자들을 생각하면 콘텐츠 개선도 해야 하고, 온오프라인 강의도 다녀야 한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내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도, 다 잘 해낼 수도 없다. 그것이 나의 우선순위 정하기 업무의 시작이다.
내가 일을 처음 배웠던 2009년에 만난 나의 첫 사수가 나에게 해주었던 말이 있다. '넌 참 빠른 것 같으면서도 느려' 그 말이 나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말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내가 굉장히 빠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속도를 늦추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미디어에서는 빅데이터를 통한 고객의 숨은 니즈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지만, 나는 빅데이터 자체는 아무런 말을 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온라인에 자취를 남기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보다는 외향적인 사람이 많고, 자기표현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기표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소비자이며, 그들도 생각이 있고 행동을 한다. 다만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내가 잘하는 건 사람들의 진짜 목소리를, 마치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은 그 니즈를 찾아내는 능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오프라인에서 보이는 미묘한 숫자의 변화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내가 늘 해 온 일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빅데이터 자체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숫자가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댓글이 무슨 의미인지를, 좋아요가 무슨 의미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데이터는 과거의 기록이라 추세를 말해줄 뿐 미래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는 없다.
내가 가진 능력 중 가장 뛰어난 능력은 어쩌면 직관, 통찰력일지도 모른다. 거기에 성실성과 디자인 감각이 더해져서 콘텐츠 업이라는 것에 종사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나보다 더 성실하고 디자인 감각도 뛰어나고 통찰력도 뛰어난 사람이 많다. 결국은 나도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그런데 그 스트레스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는 없고 혼자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을 해서 힘들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1인 기업의 대표로 나 혼자 안고 있는 고충은 당연히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정도의 스트레스쯤은 안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힘들어하는 것에 비해, 콘텐츠 퀄리티 발전이 더디다고 느껴져서 그 부분이 불만족스러워서 하소연하거나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를 혹독한 잣대로 평가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나의 힘듦을 극복할 여유가 되어줄 수입이 발생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이 황금 같은 '리프레쉬' 기간을 잘 활용해야 아마도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은 유료로 판매하고 어떤 것은 무료로 제공하는. 그런 경계를 정하는 일도 실은 어렵다. 그렇지만 이 모든 일들은 내가 선택한 길이다. 그러니까 책임도 어려움도 모두 내가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금은 답을 찾지 못했지만, 곧 조만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을 던진 자, 답을 찾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