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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별 Oct 13. 2020

어떤 것을 '알아'간다는 것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요

 앎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진정한 앎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부터 '앎'이 시작되는 것 같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 질문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익히게 된다.


 요즘 나는 잘 모르는 일을 접하고 배우는 중이다. 사실 나는 어떤 것을 '안다'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안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 같고, 안다고 말하면 아는 체하는 것 같아서 별로 이상적인 내 모습이 아니란 생각이 대번 든다. 그리고 내가 '잘 안다'라고 착각하는 것은 더 두렵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정보 학습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과 노력이 축적되어 숙련된 기술이라는 게 생길지도 모르지만, 세상은 내가 배우는 동안에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가르치는 일을 할 때 괴로웠던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아는 것 많지 아는데 아는 체하는 기분이 들어서, 연기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자신감 있게 가르치지 않으면 학생들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답이다'라고 확신을 갖고 말을 해주는 것이 의지가 되고, 믿음이 된다. 하지만 사실 어떤 일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강의 말미에는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생각이라고 보면서, 들은 내용을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서 본인만의 방법을 찾으라고 말하게 된다.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게 더 많다는 것만 배워서,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땐 어른이 되면 아는 게 많아지는 줄 알았는데, 아는 게 많아지는 게 아니라 '내가 아는 게 별로 없구나'라는 것만 깨닫게 되는 거라는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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