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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긴믈 Mar 30. 2020

貳. 신석기시대 ㄷ

신석기시대 토기의 여러 가지 속성과 형식

1. 신석기시대 토기의 부위별 명칭과 속성


다른 기물도 마찬가지겠지만, 신석기시대 토기는 여러 가지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어떤 분류가 되었든 무엇보다도 각 부위의 형태적 속성에 대한 이해가 가장 먼저 있어야 하므로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토기의 부위 명칭과 각 부위가 가질 수 있는 형태적 속성의 예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기물의 부위는 종종 생물의 신체부위로 비유되기도 하며, 이름도 그에 걸맞게 따오는 경우가 많다. 토기의 가장 윗 부분 즉 용기 내부로 기물을 집어넣는 입구를 우리는 통상 아가리라고 부르는데, 이와 관련하여 아가리 주변을 구연口緣이라 부른다. 아울러 구연의 끝을 구연단[끝]이나 구순口脣[입술]이라 칭한다. 그 아래 통상 몸통이라 부르는 부위는 동체胴體라 하는데, 이는 신체의 몸통 즉 배를 의미한다. 호의 경우 구연과 동체가 외연상 완전히 구분되는데, 이때 마련된 부위들을 따로 경[목]과 견[어깨]이라 칭한다.


발과 호의 부위별 명칭
파수배와 고배의 부위별 명칭

구연부의 경우 구연의 지름이나 구순에 시문된 문양을 통해 토기가 특정될 수 있으며, 경부와 함께 기울어진 형태가 중요한 속성으로 관찰된다. 이때 경부에서 구연단까지 기울어지는 모양은 안으로 오므라들 경우 내만內彎, 밖으로 퍼질 경우 외경外傾, 그리고 극단적으로 외경하여 구연단에서 뒤집히는 경우를 외반外反이라 한다. 외반하는 구연부는 신석기시대 토기에서는 잘 확인되지 않으나, 경질토기가 제작되는 철기시대 이후부터는 가장 늦은 단계에 나타나는 속성으로 자주 나타난다. 아울러 경부는 그 길이와 진행 방향에 따라 호의 정체성이 특정될 수 있다. 동체부는 최대 지름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토기의 상대적 위치를 나열할 수 있는 기준이 되며, 넓은 만큼 정체성을 특정할 수 있는 문양이 시문되는 경우가 많다. 저부는 굽의 유무와 바닥의 형태가 시공간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데, 대개 토기 제작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굽은 소멸하고 평저는 원저나 첨저尖底를 향해 가는 방향이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공유된다.


1. 신석기시대 토기의 형식Form


신석기시대 토기의 형식은 대개 구연부-경부-동체부의 형태적 특징을 기반으로 발·호·옹·완형토기로 구분하는데, 이중 발형토기와 옹형토기가 주를 이룬다. 발형토기는 최대 지름이 구연부에 위치하며 저부로 내려갈수록 지름이 좁아지므로, 평저나 원저일 경우 U자, 첨저일 경우 V자에 가까운 외연을 띠는 토기이다. 높이와 최대 지름의 비율에 따라 심발·발·천발이라는 아종으로 세분된다. 지역을 막론하고 옹형토기와 함께 출토비율이 상당히 높은 기종이며 자비煮沸용으로 최적화된 기물로 인정된다. 옹형토기는 구연단으로 갈수록 내만하고 동체가 견부부터 팽창하는 형태를 갖는 토기이지만, 구연부가 외반한 것잉 옹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저부가 대부분 원저라는 특징이 있으며, 간혹 첨저도 확인된다. 간혹 견부 혹은 동체 상부에 손잡이를 갖는 것도 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많은 출토량을 보이지만, 한강유역과 남부지방에서는 거의 확인되지 않아 분포 경향은 북·중동부에 집중된다.


발형토기와 옹형토기


호형토기와 완형토기는 출토량이 적지만 한반도 전역에서 확인되는 기종이다. 호형토기는 구형에 가까운 동체부에 구연부를 내는 목이 달린 형태의 토기이다. 동체부와 구분되는 경부와 구연부를 갖추고 있어 세부 기형 분류가 여느 기종에 비해 더 다채롭다. 한반도 전역에서 확인되지만 비중이 높지는 않은데, 남부지방의 영선동식토기단계에서 만큼은 주요한 기종이다. 완형토기는 접시의 형태를 띠는 기종으로, 천발형토기와 거의 유사하다. 대개 천발형에서 구연이 많이 벌어지지 않고 약간 기울어지거나 직립하는 소형 토기를 완으로 분류하지만, 형태적으로 둘을 뚜렷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옹형토기와 완형토기


위의 토기 형식 외에 독특한 형상을 가지는 이형異形토기도 있다. 신석기시대에 확인되는 이형토기는 고배·누두漏斗·선·우각·시루형토기 등이 있는데, 이중 선형토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 용도가 가늠된다. 선형토기는 통나무 내부를 파내어 만든 선박과 닮았는데, 용도 미상이며 실제 배를 모방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일각에서는 배를 의식한 토기로 보고 창녕 비봉리유적 출토 통나무 선박과 대응하여 중기로 편년하기도 한다. 누두형토기와 우각형토기는 형태상 액체를 담거나 따르는 데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기물이다. 누두형토기는 원반형에 주둥이가 달려 있어 전체적으로 깔때기漏斗를 닮았으며, 중기에 남부지방에서 출현하였다. 우각형토기는 쇠뿔을 닮았는데, 뾰족한 부분에 구멍을 뚫었으므로 그 용도를 짐작하게 한다.


선형토기
누두형토기와 우각형토기


고배형토기는 철기시대 두나 삼국시대 고배와 유사하며, 대개 남해안의 패총에서 말기에 출토한다. 비교적 시기가 가까운 철기시대의 두는 제사용기나 식기로 쓰였는데, 신석기시대의 고배형토기 역시 편의상 대각을 부착한 완 정도로 생각된다. 시루형토기는 시루를 연상케하지만 그 형태가 제각각이어서 일각에서는 하나의 형식으로 분류하는 데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양양 오산리유적의 조기층 출토품의 경우 전체적으로 소주고리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데, 저부에 작은 구멍 3개가 뚫려 있어 시루와 같은 용도로 쓰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양양 지경리유적 출토품의 경우 점열문이 시문된 심발형에 저부가 천공된 형태인데, 역시 시루형으로 규정하였지만 실제로 시루로 쓰였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고배형토기와 시루형토기



구자진, 2013, 「신석기시대 토기의 기종분류에 대한 비판적 검토」, 『야외고고학』 16, 한국매장문화재협회.

국립문화재연구소, 2012, 『韓國考古學專門事典: 新石器時代篇』.

동삼동패총전시관, 2004, 『신석기시대의 토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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