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
땅속에 묻힌 아무도 모르는 보석"
...
"그 보석 발견한 사람은 기뻐 뛰며 집에 돌아가
집 팔고 땅 팔고 냉장고 팔아
기어이 그 밭을 사고 말 거야"
한 순간 멍해졌다.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아기를 위해
무심코 틀어준 율동 영상에서 귀에 박힌 가사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니
하루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던
내 모습이 그득하다.
여기저기 손을 뻗으며
이리저리 바쁘게 살아온 것은
돌이켜보니 '불안' 때문이었다.
당연하게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마음의 준비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얼마 없는 선택지 가운데서 가장 최선이
무엇일지 매번 고민하며 사투한 흔적들.
그 시간들 또한 나에게 필요했고 후회는 없지만
나에게 값없이 주어진 '큰' 것들에 감사하기보다
손에 쥘 수 없거나 잠시 놓아주어야 하는
작디 '작은' 것들에게 너무 마음을 쏟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외면하고 있었던 것들
교육, 경제, 부동산, 커리어, 블로그 수익화 등
육아를 하게 되면서
가장 현실적인 것들이 피부에 와닿으니
'큰' 것이라 여겼다.
그동안 내가 너무 무지했다는 사실에 대한
자책과 내 아이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하게 될까 봐
조급함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헌데 그것이 과연 '큰'것들이었을까?
집 팔고 땅 팔고 냉장고 팔아도
아깝지 않을, 무엇보다 아이에게 물려주고픈
우리의 가치는 무엇일까.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는
너무 작은 생명체라 숨 쉬는 것조차
그냥 눈으로 봐서는 잘 느껴지지 않으니
나와 남편은 잠든 아기의 작은 코 밑에
손가락을 슬쩍 대보고 따뜻한 공기가 느껴지면
숨을 고르고 안심하곤 했다.
숨을 잘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사실 살아있다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이 있으랴.
생명, 사랑, 믿음, 소망, 헌신, 용서, …
흔히 말하는 숭고한 가치들
그것들이 '큰' 것들이지 않은가.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와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무나도 쉽게 '작은'것들에게
‘큰’ 자리를 내어주지 않은가.
물론 현실적인 고민들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우선순위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일 뿐.
현실적인 고민들이 해결된다고 해서
풍족하게 넘친다고 해서
나의 불안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내 마음속의 불안은
가장 우선 되어야 하는 큰 가치들의 부재로부터
오는 것일 테니.
그러니 다가온 2026년은 표면적인 것들에
마음을 쏟기보다 감추어져 있지만
금은보화보다 값진 것들로 채워보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