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현 May 08. 2023

『프랑켄슈타인』서평

한 소녀의 기괴하고 위대한 상상력

 혹시 아시는가? 프랑켄슈타인은 사실 괴물의 이름이 아니라 괴물을 만든 창조자의 이름이다. 알고 있으셨다고요? 그렇다면 원작의 괴물이 뛰어난 지성과 달변을 소유했다는 사실은 아는가? 알고 있었다고? 죄송합니다......, 좋은 서문은 독자의 흥미를 끌어야 한다길래 다 아는 내용으로 까불어보았어요. 장난은 여기까지 하고 『프랑켄슈타인』을 소개해보겠다. 이 책은 메리 셸리가 19살에 집필한 소설로, 죽은 개구리에 전기자극을 주자  마치 살아있는 듯 꿈틀거렸다는 실제 실험에 영감 받아 쓰여졌다.-아마 갈바니 실험이라고 불릴 거다.-염상섭의 「실험실의 청개구리」와 같은 소재를 공유하는 셈이다.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해 보면 “괴물이 자신을 버린 창조주이자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에게 끔찍한 복수를 한다.”는 거다. 플롯 자체적으로도 흥미롭지만 필자가 가장 큰 재미를 느꼈던 부분은 바로 프랑켄슈타인과 괴물 사이의 감정묘사와 대사였다. 『프랑켄슈타인』은 고딕소설 최대 아웃풋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이 이렇게나 위대해질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sf장르의 시초라던가, 후대에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질긴 생명력 역시 그런 이유 중 일부지만, 앞의 것보다 결정적이진 않다고 생각한다.


 전술했듯 작품의 감정묘사와 대사는 인간에 대한 메리 셸리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통찰 덕분일 것이다. 이러한 깊이 덕에  『프랑켄슈타인』은 낭만주의나 과학에 대한 관점을 넘어 페미니즘적으로, 칸트적으로, 심리치료, 생태학, 언어학, 실존주의등과도 관련되어 해석되기도 한다. 300년이 지나서도 우리에게 끝없는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텍스트라는 것이다. 19살에 이런 통찰을 가지고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열등감을 품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지금까지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서평-을 가장한 찬양-이었다. 서평에 써야 할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작품이 가진 가치와 읽어야 할 이유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한 것들은-비록 힘을 너무 준 것 같지만-충분히 설명한 듯하다. 작품의 가치는 차치하더라도, 고전이 어렵다는-사실에 근거한-편견과 다르게 『프랑켄슈타인』은 꽤 재밌다. 그러니 한 번, 이왕이면 여러 번 읽어준다면 아무 고마울 것 같다는 생각을 전하며 글을 끝맺겠다.


 -이미지는 문학동네 홈페이지에서 가지고 왔다. 필자가 읽은 판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궤도의 과학 허세』서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