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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현 May 29. 2023

『잡았다, 네가 술래야』서평

 소중한 사람이 '경계인'이라면......,


 살다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곤 한다. 그들이 깊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면 기분 한 번 잡치거나 잠깐 답답해하고 말면 된다. 하지만 연인, 가족, 오랜 친구가 그런 존재가 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원인이 중증의 정신병에 의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 특히 ‘경계성 인격장애’을 앓는 사람들을 상대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주변에 정신병을 앓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본 서평을 한 번 읽어보길 강권한다.


 우선 대상이 경계선 인격장애인지 판단할 수 없다면 앞으로 나열될 질문들을 찬찬히 곱씹어 보길 바란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기분이 널 뛰는가? 만성적인 우울감과 공허감을 보이는가? 별거 아닌 당신의 행동에 자신을 싫어하거나 떠나기 위해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가? 상기의 이유로 인해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가? 그 사람은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이 책은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당사자 몰래.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지만, 해외에는 정신병자에게서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에 다룬 책이 꽤 많은 것 같다. 『잡았다, 네가 술래야 역시 그런 류의 도서다. 특징이라면 주제가 경계성 인격장애라는 것과 다수 실제 사례들을 인용했다는 점이다. 이 병은 특히 다른 인격장애보다  파괴력이 높은 편이다. 주변인에게 주는 피해가 크고, 당사자가 겪는 고통도 유난하다. 그러니 -의심된다면- 이 병에 대해선 특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이 소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불어 여기서 다루는 여러 조언은 꼭 해당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상대할 때가 아니라도 쓸 수 있는, 조금 더 보편적인 기술들도 있다. 아마 이런 것들도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소중한 사람이 정신병에 앓고 있다면 아주 고난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을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고 책임지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와 환자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쉽지 않겠지만 평정심을 되찾고 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물론 궁극적인 해결책은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치료라는 장기적인 과정에서 어떻게 스스로와 상대방을 보호해야 할지를 주지해야 하며 『잡았다, 네가 술래야』는 바로 그러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주변에 정신병을 앓는 사람 때문에 힘들다면, 응원한다. 그리고 조금 더 책과 타인-특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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