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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현 Jun 05. 2023

『불안사회』서평

사회와 개인, 불안의 무한궤도


 21세기가 불완전성의 시대라는 것은 많은 사람의 공통된 견해다. 동의한다. 이 불완전성이란 단순히 학문 조류의 경계를 넘어 우리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양자역학이 발전하며 세상을 예측하긴 커녕 이해하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는 사고가 점점 만연해지고 있다. 보수든 좌파는 서로를 존중하며 토론을 하는 대신 감정적으로 공격하기를 선택한 사람이 많이 보인다. 전쟁, 전염병등 예측불허한 재앙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미래가 찾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들이 동시에 터져나오는게 과연 우연일까?


 『불안사회는 이에 대한 '에른스트 디터 란터만'의 대답을 담은 책이다. 그는 독일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로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의 본질로 사회에 뿌리박은 불안을 지목한다. 불안정한 사회는 개인 역시 불안하게 만든다. 무력한 개인은 그를 해결하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이어 나간다는 것이다. 책에선 이어서 헬스중독자와 폐쇄적인 주거단지에서 사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광신적인 채식주의자들을 사례로 등장시킨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자기정체감에서든 미래에서든 심각한 불안전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헬스중독자들의 기원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왜냐하면 미래에서 그나마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자신의 몸 뿐이며 건강과 체력이 담보될 수록 훗날을 대비하기도 좋아질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이방인들에 대한 두려움에 의해 높은 담에 둘러싸이고 이전에 없던 주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몇몇 채식주의자들은 스스로의 신념을 극단화하고 상대를 공격하면서 자기의 정체성을 굳건히 만들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들이 누군가를 공격하고 적으로 만들면서 사회를 더욱 혼란하게 만든다는 점을 지적한다. 불안한 사회와 개인 사이에는 서로를 더욱 심화시키는 악의 고리가 있다.


 필자는 책을 읽으면서 꽤 놀랐다. 오늘날이 사회도 개개인도 불안한 시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둘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로 수년 전 독일에서 쓰인 내용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흡사하기 때문이었다. 책의 사례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현상들을 설명해 줄 있을 성싶다. 세상이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 이러한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불안사회와 불안개인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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