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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현 Jun 12. 2023

『호모 심비우스』서평

 한 다윈주의자의 역설, 경쟁이 아닌 공생의 미래.

 

필자가 읽은 판본, 리커버 판이라고 한다.



 최근 ‘공진화’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 진화가 하나의 종이 단위가 아닌 여러 종의 단위로 이루어진다는 개념으로 어렴풋이 기억 중이다. 어쩌다 누구한테 들은 건진 모르겠지만 과학에 문외한인 필자도 들어본 적이 있으니 많이 알려진 개념일 터이다. 오늘은 그러한 학설을 우리에게 조망해주는 『호모 심비우스』에 대해 이야기해볼 참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호모 심비우스'는 저자이자 동물행동학의 권위자인 최재천교수가 제창한 개념이다. 이는 사람이라는 뜻의 home에 공생을 뜻하는 symbiosis를 붙여만든 단어다. 인류라는 종족은 타개체, 타종과 협력하며 공생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역설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다윈의 진화론은 생명체의 본능은 종족보전이란 사실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지금까진 적자생존과 경쟁만이 지나치게 강조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그는 우리가 협력과 공생의 길로 나아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스스로와 인간이라는 종을 보존하기 위해서 말이다. 공진화라는 개념 역시 이런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하나의 종들은 생태계 속에서 함께 유기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을 주장하고 설득하는 데에 『호모 심비우스』는 결코 많은 분량을 쓰지 않는다. 120,30쪽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는 책의 설득력이나 내용이 부족하다는 방증은 아니다. 오히려 최재천교수의 뛰어난 글솜씨를 보여준다. 과하게 복잡할 수 있는 설명이나 핵심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감히 생략하면서도 책에 생생한 설득력을 담아냈다.


 최재천 교수는 근래 대외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것같다. 고마운 일이다. 대중들에게 자신이 배운 것을 나누고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의 문제의식은 결국 인류에 닥친 위기들에 어떻게 대응하냐? 다. 그가 제시한 것은 경쟁이 아닌 협력이다. 기후 위기, 장기적인 경제 불황과 전쟁, 기술의 발전에 의한 인간의 소외 모두 협력에 해답이 있다. 쉽고 단순하지만 그 무엇보다 어려운 길이기도 하다. 이 생물학자의 희망이 이 책과 함께 널리 퍼지기를 필자 역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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