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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하면 무조건 거짓말

거짓말, 알아챌 수 있는 방법 없을까?

by 송새인




거짓말에 속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몰라서 속기도 하고, 아니라고 믿고 싶어서 속기도 하고, 의심은 가지만 물증이 없어 넘어가기도 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거짓말에 속는다는 건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거짓말 탐지기처럼 한 번에 진실 여부를 알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안타깝게도 거짓말 탐지기조차 정확하지 않다.) 대화중에 확실하게 거짓말을 탐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냥 우리의 Sixth Sense, 즉 '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우리가 대화중에 거짓말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짧고도 굵은 한마디가 있다.

거짓말할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 말'이 상대방 입에서 나온다면, 물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심증 120% 확신을 가져도 좋다. 짧고 굵지만 확실한 이 말, 지금부터 알아보자.








짧지만 확실한 그 말은 바로 바로,

왜?

이 한 마디다. 짧아도 너무 짧아 실망했는가?

짧지만 이것만큼 강력하게 거짓말을 의심해볼 수 있는 말도 없다.

대체 왜 '왜?'라는 말이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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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왜'라는 말을 하는가?


"왜?"

라는 질문 자체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그 말이 언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당신이 의심 가는 부분이 있어서 상대방에게 질문을 한 순간, 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반자동적으로 '왜?'라는 질문이 나온다면 당신이 상대방의 불안한 부분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의 바람이 의심되어 '자기, 지금 여자랑 있지?'라고 물었다고 치자.

· 여자와 있는 경우: 왜? 여자라니~~ 자기 왜 그래~ 근데 왜??? 왜 그러는데~~?

· 여자와 있지 않은 경우: 응? 여자라니~ 뭐야 자기 의심하는 거야? ㅋㅋ사진 찍어 보내줄까?!


물론 여자와 있지 않은 상황에도 '왜?'라는 물음이 되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여자와 있는 경우, 즉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경우 훨씬 더 '왜?'라는 질문에 집착하게 된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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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에 집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1. 물증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물증이 있다면 아무리 태연하게 거짓말을 해도 소용없다. 물증이 있다면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하기 위해서 (변명 or 사과) 계속 왜 그러냐는 질문을 던진다. 자기가 우겨도 되는 상황인지를 판단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2. 그에 맞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


의심을 하는 이유를 알아야 거기에 딱 맞는 맞춤형 알리바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의심하는 이유에 맞게 의심을 해소할 만한 답변을 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3. 시간을 끌기 위해서


달리 할 말도 없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에 상대방이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왜?', '아니 그냥.....', '왜 그러는데~?' , '아... 아니야......' '아니 말을 해봐. 왜 그러는데' 이런 식으로 무한반복 질문을 던지며 머릿속으로는 '내가 어떤 단서를 남겼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왜'라는 말이 왜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졌는지 이제 이해가 되지 않는가? 물론 직감적으로 우리는 위의 세 가지 이유를 모르더라도 '왜'라는 질문이 반복될 때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 물증이 없고, 상대방이 큰 소리를 치는 경우 '에이. 아닐 거야. 아니겠지.'라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는 것이다. 분명히 우리의 Sixth sense는 거짓말을 감지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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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에 휘말리지 않길.

사자성어에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인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말이 있다.

거짓말을 한 사람은 물증이 없다고 생각하면 도리어 큰 소리를 치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당신... 여자 있지?"라는 지선우의 물음에 "당신 나를 뭘로 보는 거야!"라며 식탁에서 벌떡 일어나 큰소리친 신(Scene)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방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기 쉽다. '너 요즘 예민해. 좀 쉬어.', '오늘따라 너 왜 이래'와 같은 말로 문제는 내가 아니라 너에게 있다는 식으로 덮어 씌우려 한다. 이러한 패턴이 지속되면 가스라이팅의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스라이팅 관련 칼럼 참고: https://brunch.co.kr/@saeinsong/15)



소중한 누군가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믿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덮어놓고 믿고 속는 것보다는 당신도 진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의심이 가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왜'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면 물증이 없다고 해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대처해보기 바란다. 아마도 99% 확률로 당신의 심증이 적중할 것이다. 그리고 이어질 적반하장에 휘말려들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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