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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새인 Nov 18. 2020

'이 말'하면 무조건 거짓말

거짓말, 알아챌 수 있는 방법 없을까?




거짓말에 속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몰라서 속기도 하고, 아니라고 믿고 싶어서 속기도 하고, 의심은 가지만 물증이 없어 넘어가기도 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거짓말에 속는다는 건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거짓말 탐지기처럼 한 번에 진실 여부를 알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안타깝게도 거짓말 탐지기조차 정확하지 않다.) 대화중에 확실하게 거짓말을 탐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냥 우리의 Sixth Sense, 즉 '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우리가 대화중에 거짓말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짧고도 굵은 한마디가 있다.

거짓말할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 말'이 상대방 입에서 나온다면, 물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심증 120% 확신을 가져도 좋다. 짧고 굵지만 확실한 이 말, 지금부터 알아보자.  








짧지만 확실한 그 말은 바로 바로,

왜?

이 한 마디다. 짧아도 너무 짧아 실망했는가?

짧지만 이것만큼 강력하게 거짓말을 의심해볼 수 있는 말도 없다. 

대체 왜 '왜?'라는 말이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언제 '왜'라는 말을 하는가?


"왜?"

라는 질문 자체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그 말이 언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당신이 의심 가는 부분이 있어서 상대방에게 질문을 한 순간, 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반자동적으로 '왜?'라는 질문이 나온다면 당신이 상대방의 불안한 부분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의 바람이 의심되어 '자기, 지금 여자랑 있지?'라고 물었다고 치자. 

· 여자와 있는 경우: 왜? 여자라니~~ 자기 왜 그래~ 근데 왜??? 왜 그러는데~~?

· 여자와 있지 않은 경우: 응? 여자라니~ 뭐야 자기 의심하는 거야? ㅋㅋ사진 찍어 보내줄까?!


물론 여자와 있지 않은 상황에도 '왜?'라는 물음이 되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여자와 있는 경우, 즉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경우 훨씬 더 '왜?'라는 질문에 집착하게 된다. 왜일까?









'왜?'에 집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1. 물증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물증이 있다면 아무리 태연하게 거짓말을 해도 소용없다. 물증이 있다면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하기 위해서 (변명 or 사과) 계속 왜 그러냐는 질문을 던진다. 자기가 우겨도 되는 상황인지를 판단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2. 그에 맞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


의심을 하는 이유를 알아야 거기에 딱 맞는 맞춤형 알리바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의심하는 이유에 맞게 의심을 해소할 만한 답변을 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3. 시간을 끌기 위해서 


달리 할 말도 없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에 상대방이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왜?', '아니 그냥.....', '왜 그러는데~?' , '아... 아니야......' '아니 말을 해봐. 왜 그러는데' 이런 식으로 무한반복 질문을 던지며 머릿속으로는 '내가 어떤 단서를 남겼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왜'라는 말이 왜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졌는지 이제 이해가 되지 않는가? 물론 직감적으로 우리는 위의 세 가지 이유를 모르더라도 '왜'라는 질문이 반복될 때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 물증이 없고, 상대방이 큰 소리를 치는 경우 '에이. 아닐 거야. 아니겠지.'라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는 것이다. 분명히 우리의 Sixth sense는 거짓말을 감지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적반하장에 휘말리지 않길.

사자성어에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인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말이 있다. 

거짓말을 한 사람은 물증이 없다고 생각하면 도리어 큰 소리를 치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당신... 여자 있지?"라는 지선우의 물음에 "당신 나를 뭘로 보는 거야!"라며 식탁에서 벌떡 일어나 큰소리친 신(Scene)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방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기 쉽다. '너 요즘 예민해. 좀 쉬어.', '오늘따라 너 왜 이래'와 같은 말로 문제는 내가 아니라 너에게 있다는 식으로 덮어 씌우려 한다. 이러한 패턴이 지속되면 가스라이팅의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스라이팅 관련 칼럼 참고: https://brunch.co.kr/@saeinsong/15)



소중한 누군가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믿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덮어놓고 믿고 속는 것보다는 당신도 진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의심이 가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왜'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면 물증이 없다고 해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대처해보기 바란다. 아마도 99% 확률로 당신의 심증이 적중할 것이다. 그리고 이어질 적반하장에 휘말려들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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