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언어적 요소의 중요성
의사소통에 있어서 말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우리는 타인과 의사소통을 함에 있어서 언어적 요소에만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언어적 요소 외에 비언어적 요소의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인식하지 못하기에 모를 뿐이다.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아주 유명한 메라비언의 법칙이 있다.
이 법칙에 따르면 소통에서 느끼는 정서의 7%는 언어적 요소이며 38%는 청각적 요소, 55%는 시각적 요소라고 한다. 결국 93%가 비언어적 요소라는 이야기다. (Mehrabian & Wiener, 1967)
그렇다고 무슨 말을 하는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사람은 언어적 요소가 다른 요소와 일치하지 않을 때 우리는 비언어적 요소가 더 신뢰할만한 정보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대화 상대가 나의 이야기를 지루해하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 사람이 '너 얘기 지루해.'라고 말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지루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해주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얘기가 지루한지 물었을 때 '아니야~ 지루하다니 무슨 소리야! 아주 재밌게 듣고 있어~ 계속 얘기해봐!!'라고 답변하면서 방금 전과 똑같은 자세와 표정으로(의자 뒤로 한껏 기대어 테이블에 있는 냅킨을 만지작 거리며 종종 휴대폰을 본다.) 내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한다고 우리는 그 말을 듣고 정말 지루하지 않다고 생각할까? 말로만 지루하지 않다고 하고 실제로는 지루하다고 느낄 것이다.
이처럼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가 불일치할 때 우리는 비언어적 요소를 신뢰하게 된다.
그렇다면 '소리'가 중요한 음악 분야는 어떨까?
음악은 청각적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요도가 달라질 거라고 예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10개의 국제적인 피아노 경연대회의 최종 결선에 오른 세 사람의 연주 중 일부를 뽑아 세 가지로 실험 자극을 설정하고 이 중 누가 1등을 했을지 맞춰보도록 했다. 세 가지 실험 자극은 다음과 같다.
1. 음원만 들려준다.
2. 음원은 빼고 연주 모습만 보여준다.
3. 음원과 연주 모습을 모두 보여준다.
청각적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면 1번 혹은 1번과 3번이 비슷한 적중률이 나와야 하지만 실험 결과는 놀랍게도 2번 즉, 연주 모습만 보여줬을 때 적중률이 높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결과는 음악 전문가 집단과 일반인 집단 모두 동일하게 나타났다.
비언어적 요소들을 놓치지 말기.
이처럼 언어적 요소 외에 다른 요소들이 우리의 예상보다는 훨씬 큰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는 이를 간과하기 쉽다.
예를 들어, 소개팅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소개팅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할지'를 신경 쓰는가 아니면 '내 표정이나 자세가 어떤지'를 신경 쓰는가?
아마 전자인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어색한 그 자리에서 어떻게든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가기 위해서 대화 주제를 고민하고 그 주제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할지를 고민한다. 그러는 사이 고민하고 있는 나의 보여지는 모습(시각적 요소)이 어떠한지는 놓치게 되기 쉽다.
이러한 상황은 소개팅과 같이 어색한 상황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소소하게는 지인들, 가족들과의 대화 같은 일상적인 의사소통부터 비즈니스 미팅이나 면접과 같이 중요한 순간에도 우리는 무슨 말을 할지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비언어적 요소도 의사소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할지와 더불어 그 말을 하고 있는 나의 표정, 자세, 제스처는 어떤지 신경을 써야 한다.
'자신있다'고 말하는 당신의 표정이 주눅 들어있거나 움츠러든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 상대방은 결코 당신을 자신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나의 비언어적 요소가 언어적 요소와 일치하고 있는지에도 집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