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외도는 남녀를 떠나 엄청난 충격과 상처를 가져온다.
평생 서로만 바라보기로 한 약속을 뒤로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몰래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배신감과 분노에 치가 떨리겠지만 그렇다고 이혼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 묶인 복잡한 현실적인 문제들에다가 특히 자녀까지 있다면 더더욱 관계를 정리하기 어렵다. 쉽지 않겠지만 결국 헤어지거나 용서하거나 둘 중 하나의 결정을 해야 한다.
배우자의 외도를 용납할 수 있을까?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의 외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남성 73.7%, 여성 42.1%로 남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싫지만 있을 수 있다'는 답변은 남성이 15.8%, 여성이 34.5%로 여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여성 10명 중 6명은 외도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온리-유/비에나래 남녀 608명 대상, 2013).
외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조사 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외도를 용서해줄 용의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높게 나타난다.
분명 외도는 남녀 모두에게 엄청난 상처일 텐데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질투심의 남녀 차이
먼저 남녀가 질투를 느끼는 부분에 대한 차이를 살펴보자.
연구에 따르면 남자는 성적인 접촉에 가장 큰 질투심을 느끼는 반면 여자는 시간, 돈, 마음을 헌신적으로 바치는 상황을 성적 접촉에 비해 더 강하게 질투심을 느낀다고 한다(함진선, 이장한, 2010; Buss et al., 1992).
외도에는 성적 접촉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외도를 플라토닉 러브(?)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한 마음만 주는 플라토닉 외도가 있다손 치더라도 배우자가 직접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그 관계를 '외도'라고 단정 짓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남자가 더 외도를 용서하기 어려운 것도 당연해 보인다.
여자의 경우 남편이 '잠깐 실수였고 사랑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상대적으로 남자보다는 용서해 줄 용의가 더 있을 수 있다. 적어도 그의 말에 따르면 정서적 교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내의 바람은 남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큰 질투심을 유발할 수 있는 스킨십 부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해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사랑이 아니었다고 한들 '성적 접촉을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화론적 해석
이렇게 남자가 여자보다 성적 접촉에 큰 의미를 두는 것은 진화론적으로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남자들은 후손을 남겨야 한다는 중요한 미션(?)을 안고 태어났다.
일부일처제인 현대사회에서는 아내만이 미션을 성공하게 만드는 유일한 답이기에 아내의 정조는 매우 중요하다. 반면, 자녀의 양육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여자는 남편의 마음이 떠났다면 자녀를 성실하게 양육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서적 부분을 더 중시하게 된다.
이렇게 말하니 너무 동물 같지만 인간은 똑똑한 포유류인걸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상처의 깊이는 똑같다
여자가 상대적으로 외도를 용서하는 비율이 높다고 해서 여자가 상처를 덜 받는 게 아니다. 배우자의 배신이 엄청난 상처를 주고 관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은 남자든 여자든 똑같다.
바람을 용서했다 한들 그게 쉽게 잊힐 리 없다.
전문가들은 바람을 핀 배우자에 대한 믿음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2년이 걸린다고 말한다.
그것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을 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