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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새인 Sep 21. 2020

논쟁을 잘하는 법

논쟁을 하면 얻는 것과 잃는 것


살다 보면 나와 의견이 다른 누군가와 논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정답이 있는 논쟁도 있고(둘 중 하나가 명백히 맞거나 틀린 경우), 서로의 '다름'에서 오는 논쟁도 있는데, 어떤 종류의 논쟁이던지 팽팽하게 맞서는 논쟁의 끝에는 상한 감정만 남기 쉽다. 논쟁은 말 그대로 論(논의할 논) 爭(다툴 쟁) 즉, 논의하여 다툰다는 뜻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말다툼과 싸움이 유의어로 올라가 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의견을 두고 '논의하여 다투고' 나면, 함께 논쟁한 상대방을 다음에 만나기 껄끄러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런 논쟁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일까?







논쟁에서 이기면 얻는 것

일단 논쟁이 시작되었다는 것 자체가 나도 분명한 견해가 있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도 마찬가지이기에 논쟁이라는 것이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논쟁이 이미 시작된 이상 나의 의견이 맞다는 것을 기필코 증명시키고 싶다는 욕구가 끓어오르게 된다. 대충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주제라면 굳이 논쟁까지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논쟁에서 이겼다고 치자.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내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했기에 굉장한 우월감을 느낀다. 경쟁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 논쟁에서 내가 이겼다고 해서 상대방은 본인의 생각을 바꾸었을까? 글쎄,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논쟁에서 이기면 잃는 것

반대로 논쟁에서 이겨서 잃는 것도 있다. 일단 논쟁을 함께한 상대방과의 관계가 불편해진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논쟁이 시작되었다는 것 자체가 서로 각자의 의견이 뚜렷한 상태이다. 별거 아닌 거였다면 진작에 당신 말이 옳다고 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긴 당신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눈빛으로 우러러보기보다는 당신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한번 생각해 보자. 당신이 누군가와 논쟁하다가 상대방의 탄탄한 논리에 두 손을 들게 됐다.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좋을까? 이럴 때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이 있다. 


그래, 너 잘났다.












또 한 가지 잃는 것이 있다. 

논쟁이 두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있는 앞에서 벌어졌다면, 논쟁을 한 상대방뿐 아니라 함께 있던 사람들까지도 잃을 수 있다. 최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위안부 운동 단체와의 논란이 불거졌고, MBC 100분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위기의 위안부 단체'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mbc 100분 토론 873회)이 날 출연 패널은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 신장식 변호사 그리고 김경율 회계사가 참여했다. 토론이 후반으로 가면서 '토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논쟁이 과열되었기에 이날 사회자는 '잠시만요.'라는 말을 상당히 많이 하며 진땀을 뺐다. 일부 참여자는 말을 끊거나 감정적으로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토론의 승자는 누구였을까? 아무도 없었다. 이날 나온 패널들은 나와 일면식도 없는 관계지만 나는 그들에게 인간적인 호감도가 떨어졌다. 보다 못해 채널을 돌렸고 며칠 후 방송에서는 나와 같이 느꼈던 시청자들이 많았는지 본 토론이 불편했다는 시청자 의견이 방송되기도 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의 논쟁은 함께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조차 불편한 감정을 일으킨다. 결국 논쟁을 하게 되면 논쟁을 하는 상대방,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모두와의 관계를 망칠 위험이 있는 것이다. 














논쟁을 잘하는 법



논쟁에서 이겨서 얻는 것이 그 순간의 우월감 하나뿐이고 잃을게 더 많다면 이겨도 진 것이다. 결국 논쟁에서 확실히 이기는 법은 논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관계서의 고전인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보면 '논쟁에 있어서의 유일한 최선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카네기는 논쟁을 방울뱀이나 지진을 피하는 것과 같이 적극적으로 피하기를 권한다. 이겨도 진 것이고 져도 진 것이라면 최선은 논쟁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다. 비즈니스 상황에서 투자수익률을 분석하듯이 논쟁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얻어지는 것이 마이너스라면 투자를 접어야 한다. 더구나 무조건 마이너스라면 고려해볼 가치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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