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알면 좋은 소소한 습관 하나
사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습관만큼 무서운 것도 없습니다. 잘 알긴 하지만 고치기는 정말 어렵죠. 많은 사람들을 작심삼일로 만들어 새해의 다짐을 금방 무너뜨리는 주범도 바로 '습관'이죠. 습관에 관한, 조금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바로 '건배의 습관'이죠.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술을 마실 때도 나름의 예의가 있습니다. 특히나 윗사람과 술을 마실 때는 더 그렇죠. 젊은 사람들이 윗사람들에게 술을 배워야 한다는 말도 바로 이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입니다.
윗사람에게 술을 따를 때는 두 손으로 병을 잡고 따르거나 한 손으로 술병을 잡고 다른 한 손은 그 손을 거들거나 몸에 붙여 정중함을 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회식자리라면 상사의 술잔이 비었는지 확인하고 제때 따라 주는 센스도 필요하죠.
그리고 모두 잔을 채우고 건배를 할 때는 아랫사람의 술잔이 윗사람의 술잔보다 낮게 부딪혀야 하며 눈은 조금 낮추어야 하죠. 이런 것들을 모두 다 지켜야 하는 건가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직장인들은 알게 모르게 이미 몸에 배어버린 습관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저 또한 거의 9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해 오면서 이런 것들을 지키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죠. 그리고 이런 것들이 저는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의를 지키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건배와 관련한 조금 다른 습관도 생겼습니다.
저는 지금 독일계 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높은 상사분들은 독일 사람이 많습니다. 어느 회식 자리였습니다. 모두 맥주를 가득 채우고 브로스트~!(건배의 독일말)를 외치며 습관대로 잔을 부딪혔습니다. 그랬더니 독일 상사분이 저에게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하시더군요.
"한국 사람들은 건배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조금은 이상하게 보입니다. 독일에서 건배할 때는 무조건 서로의 눈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오히려 실례가 되거든요."
저는 습관대로 잔을 부딪히며 잔을 조금 낮추고 시선도 밑으로 깔아 버린 거죠. 그 후부터는 당당하게 독일 상사의 눈을 마주치며 건배를 했습니다. 그런 경험은 조금 신선했죠. 건배하는 방법을 조금 바꾸었을 뿐인데 술맛이 조금 더 좋아졌다고 할까요. 억지로 마시는 술이 아니라 진짜 술을 좀 더 즐기며 마실수 있었거든요. 눈을 마주치며 건배를 하면 자연스레 미소 짓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잔에 대한 주도권을 온전히 내가 가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눈을 마주치는 것은 한국을 비롯한 몇몇 아시아 국가 정도가 그렇지 서양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습관입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훈계를 할 때도 눈을 마주 보지 않으면 무시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죠. 그만큼 눈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눈 마주침을 통해 진심이 통한다고 믿죠. 그래서 저는 예의에 어긋나게 보이지 않는다면 눈을 똑바로 마주 보고 이야기를 하려고 계속 노력하는 편입니다.
회식이 너무 지루하고 견디기 힘들다면 건배할 때라도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잔을 부딪혀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그러면 아마 조금은 다른 신선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사람에게 진심을 담아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는 눈을 똑바로 보고 이야기를 해 보세요. 아마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해도 상대방은 거의 다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는 것도 눈 마주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건배라는 소소한 습관으로 시작해 눈 마주침에 관한 이야기를 했지만 이런 것처럼 우리에게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습관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자극을 받지 않으면 자신의 습관을 돌아보기란 생각보다 많이 어렵기도 합니다. 이런 사소한 습관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인생 습관'입니다. 지금 자신의 삶이 조금 답답하거나 정체되어 있다고 느낀다면, 그렇다고 변화를 만들어낼 용기도 없다면, 그것은 바로 인생을 좀먹는 '나쁜 습관' 때문입니다.
앞으로 계속 이야기를 해 나가겠지만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준 훌륭한 습관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절대 따라 하기 힘들 만큼 대단한 습관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제든지 나도 당장 실천이 가능한 작지만 중요한 습관들이 대부분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습관들에 대해서 조금씩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은 이 글을 읽은 여러분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하며 끝 마치려 합니다.
오늘 당신이 눈치채지도 못하게 행해버린 나쁜 습관은 뭐가 있을까요?
아니면 몸이 먼저 반응해 어김없이 실천한 좋은 습관은 있으셨나요?
습관에 지배당하지 않고 습관을 지배하는 모두를 응원하며!
당신에게 평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