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곧은 것이 없어
오가타는 말했다.
너는 이상이 없다고. 왜 찬란한 미래가 없니? 왜 순수하고 곧은 감성을 추구하지 않나? 너는 왜 희망이 없니? 저기 활짝 피고 아름답게 떨어지는 벚꽃을 보아. 이 세상은 저렇게 아름다운 것이야.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야. 인생 저 꽃처럼 화려하게 피고 사라지는 거야. 우리 일본인들. 그래서 내 몸 주저하지 않고 버릴 수 있는 거야. 우리가 애국심이 많아서 가미가재가 되는 줄 아니? 우리가 명예 그렇게 소중해서 목을 자르고 배를 긋는 줄 아니? 인생은 화려하기 때문이지. 죽음도 그 인생이쟎아.
넌 왜 그리 꼬불꼬불하고 비틀어졌니? 넌 곧게 하늘 향해 뻗지 못하니? 넌 희망도 소망도 없니? 삶은 아름다운 거잖아.
사내대장부 같고, 긍정적이고 멋있어 보였다. 죽음도 초연하는 순응. 그것 앞에서 부끄럽고 부러웠다. 나는 저런 이상, 저런 순수, 저런 기상 가질 수 없는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일본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우리의 독립은 여전히 요원한 것인가? 암울한 미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