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것이 더 좋아

by 동이화니
우리는 뭔가 접근할 수 없는 것을 추구할 때만 사랑하고, 소유하지 않는 것 만을 사랑하는 법이다.


푸르스트의 이 말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녀를 소유했을 때 그녀는 이미 내게서 무관심한 존재가 되어 버렸고, 다른 곳으로 달아나는 그녀의 정신과 생각을 잡을 수 없을 때 사랑이라는 질투가 불타 오른다.

우리는 우리가 완전히 소유하지 못한 것 만을 사랑하므로, 항상 현존하는 나는 끊임없이 부재하는 너 앞에서만 성립한다. 그러므로 갇힌 여인은 사랑하지 못하는 갇힌 남자로 만들어 버렸다. 사랑 이란 우리의 마음에서 지각되는 공간과 시간 이므로, 우리 마음은 끝없이 부재하려고 달아나는 것만을 지각하고 따라다닌다. 이 얼마나 대단한 역설인가?


무엇이 우리 인간을 이렇게 만들어 버렸나? 영원히 잡을 수 없는 것을 향해서 끝없이 추구하고, 그리고 내 앞의 현존이 부재로 다시 인식되기 시작할 때, 이 이루지 못한 부재를 잡기 위한 질주가 시작된다. 이것은 어쩌면 인간 진화의 결과 인지 모른다. 내가 잡은 것, 내 수중에 들어온 것은 더 이상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부재하는 것, 우리 손에 잡히지 않은 것을 향해 다시 쫓아간다. 생물학적 육체의 생존 방식이 정신의 생존 방식인 사랑까지도 지배해 버렸다. 그래, 사랑이 어쩌면 생존 최고의 가치 일지도 모른다. 최고의 생존은 개체 번식과 종족 계승이니까?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잡을 려고 노력하고 잡고 나서 후회하고 허망해하고. 그것 잡으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최상의 경지로 들어설 줄 알았지만, 그것이 수중에 들어오는 순간, 그것은 가치 있는 보물이 아니다. 이 원리도 모른 채 스스로 자책하고 고통스러운 밤을 지내며 살아왔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가장 명확하고 분명한 사실은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과 어리석은 실수를 언제나 반복하며 산다는 사실이다. 내가 그것을 소유하면 그것은 이미 나의 보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왜 인지하지 못하고 어리석게 또다시 소유를 향해 질주하는 것일까?


'그래. 소유와 부재의 사이에 머물자' 그것이 나를 생존케 한다. 그때 난 삶의 생기를 끌어당겨 올 수 있다. 무언가 추구하고 달려가는 힘을 가질 수 있다. 바로 이 순간에 행복이라는 놀라운 분비물이 뇌를 가득 채운다. 감사라는 호르몬이 가슴속에서 거품처럼 일고, 축복이라는 에너지가 분출된다. 그래 이 원리를 잊지 말자. 꼭 기억하자. 불안이라는 감정을 난 얼마나 미워하고 싫어했던가? 마음의 평화를 얼마나 바라고 추구했던가? 내가 신앙을 가지고 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심지가 견고한 자에게 평화를 준다는 성경의 말씀을 얼마나 새겨 왔던가? 마음은 믿음으로 견고해진다는 말씀에 얼마나 감동했던가? 딸이 선물한 대나무 책갈피에 이사야서 말씀까지 새게 넣어가며 평화를 갈망하지 않았던가?


You will keep in perfect peace, those whose minds are steadfast, because they trust in you(God).


나는 평화라는 상태는 안정에서 나오는 것이라 착각했다. 그래 마음속에 이는 울렁 거림을 사랑하자. 소유하지 못해서, 이루지 못해서 아쉬워하면서, 나를 열등감 속에 가두지 말자. 그리고 내 속 깊은 곳에 나를 가두지 말자. 안주라는, 만족이라는 딱딱한 고형체를 내 마음에 정박시키지 말자. 흔들리고, 조금 괴롭고, 조금 피곤하고, 하기 싫더라도. 결정할 수 없어 어찌할 수도 없는 이루지 못한 부재를 사랑하며 즐기자. 그는 흔들 거리는 육체에 담긴 불안한 마음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래 흔들리는 것이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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