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INFJ의 생각

by 세명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한다.


이 세상에 나만 홀로 남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누구나 다 하하 호호 웃으면서 행복해 보일 때,

그래, 누구나 보이지 않는 슬픔이 있고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힘든 상황에 쳐해 있는 내가 갖고 있는 이 굉장히 불미스러운 '주관'이라는 놈은

굉장히 위험하면서도 또 꼭 필요하지만

그래도 피하고만 싶은 놈이다.


살아있다는 기분이 무엇이지?

한참 행정고시를 공부할 때 전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오빠, 나는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아.

내 주변에서 공부하고 있는 모든 아이들이 그저 기계처럼 보이고,

나 조차도 기계 같고 삭막해. 뭔가 오징어 게임을 하는 느낌이랄까.

학원 선생님이 오늘 강의하면서 그러더라,

너 내는 기계야. 생각 따위는 없어.


그때마다 그는 나에게 힘들어 보인다며 공부를 포기해도 된다고 했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실제로 그 공부를 그만두었고, 그 와의 관계도 끝이 났지만.


나는 상황이 정말 힘들 때마다

그 상황을 부정하며 가장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래, 그때도 버텼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나는 지쳤던 것이었고, 그것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사람은 결국 벼랑 끝에 몰렸을 때 깨닫는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이제는 그것을 인정하려고 한다.

나의 지침에 대한 위로를 한다.

순간들을 버틴 나에 대한 포옹을 전한다.

많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한 스스로의 오만을 반성하며

나를 더 괜찮다고 보듬어 주려고 한다.

쉬어가도 된다고, 천천히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말해주려고 한다.


충분히 그래도 된다는 용기가 피어오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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