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견생활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선
넓은 세상 가고픈 이는 흐르는 대로
고향이 그리운 이는 흐름을 거슬러
서로 다른 삶의 농도를 주거니 받거니
사랑을 배운 적 없다는 이에게서
결혼 날짜 잡았다는 소식을 듣기도 하고
한 시절 인연에 대해 조금 더 보탠 영웅담과
쓸쓸한 뒷이야기를 마저 듣기도 하고
퍼줄 만큼 다 퍼준 태양이
수평선 너머 누울 때
연민으로 미어지는 바다를 보면서도
탁류를 거르고 걸러
투명이 되어 그곳에 가고 싶다는
중년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우물쭈물 갈 곳 잃은 날이면
출근 시간 신도림역 같은 그곳으로
삶이라는 필터를 지나는 동안
이야기가 두둑해진 이들이
길 없는 곳에서 툭툭 모래를 털고
너울너울 걸어가는 모습을 보러 간다
*기수역(汽水域) : 강어귀와 같이 민물과 바닷물이 서로 섞이는 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