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는 보았는가, 기억 다이어트!
기억이라는 게 제게는 떠올리면 언제까지고 떠오르는 것들이라 한동안 과거의 물건들을 붙잡아두며 그 시간 속에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때때로 기억력이 좋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살았고 그것이 내 재산인 것 마냥 살았습니다. 어찌 보면 그것은 재산이 아니라 한낱 미련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내 방에서 버릴 물건을 찾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대부분은 ‘일찍이 버렸어야 할/버려도 되는 것들’이었습니다. 버려도 되는데 버리게 되면 내가 쌓아 올린 생활이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버리지 못했던 거죠. 내 생활이 진행될 수 있었던 건 기억들 보다도 그 기억을 견디고 지나쳐 온 ‘나’ 덕분인데 말이에요.
개중에는 10년 전 물건도 있었는데, 그 인형의 반은 유쾌하지 않은 기억인데도 나머지 반을 아련한 과거로 생각하며 살았기에 버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기억들은 제가 인형을 버리지 못한 것처럼, 제게 붙잡혀 있었기에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곤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버려도 되는 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구분해 버린 나의 잘못일 거예요.
인형을 버리고 나니 한결 개운해지더라고요. 마치 격렬한 운동 후에 살이 빠진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요즘 제가 붙잡고 있던 기억들과 헤어지는 이 과정을 반복하고 있답니다. 마치 다이어트 같지 않나요?
그러니 이것은 기억 다이어트라고 불려도 될 것입니다. 버리고 싶은데 버리지 못하는 군살을 버리는 마음으로.
저는 요즘 기억 다이어트를 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