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끝났어
궁금한 게 없어. 난 너를 다 알았고 너의 끝과 나의 끝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으므로 이제 나는 이 관계를 죽이려 해.
침묵은 너의 오래전 대답, 나는 이제야 들려. 나는 듣고 싶지 않아서 귀를 막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대답하는 사람이 있어도 듣지 않으면 그건 대답이 안 되잖아. 허공에 흩뿌리는 먼지가 되지.
외면한다고 해서 외면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우린 할 수 없는 일을 가운데 두고 이상한 줄다리기를 한 거지. 줄을 놓고 줄다리기를 한 사람들. 넌 대답하고 있었던 걸. 고개 들어보니 네 표정도 네 손짓도 모두 대답이었어.
나는 네게 줄 것이 없다. 받을 것 또한 없고 다만 나의 대답만 남길게. 우린 죽었고 이 관계는 이제 없고,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