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그대로

우린 언제나 빛나

by 생강




불 켜진 방에서 빛이 새어 나온다. 바깥이 어두워서 빛이 어느 지점까지 빠져나가는지 보였다. 방 안의 빛은 바깥의 어둠에게 빛을 빼앗긴 걸까?


사실은, 빛이 뻗어나간 것뿐. 방 안은 여전히 밝고 빛나. 빼앗긴 게 아니지.


스스로 빛이 사그라든다고 느낀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 머리를 숙이던 날, 마음은 타들어가는데 답은 없던 날, 속상함이 멈추지 않고 쏟아지던 날, 내가 어두워지던 날. 그런 날이면 나는 애초에 반짝이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우울한 결론을 내렸다. 내겐 이제 빛이 없다고.


방 안의 빛이 새어 나간다고 방이 어두워지는 게 아니더라. 어두운 곳 구석구석 빛이 닿는 거지, 내가 사라지는 게 아니더라. 방 문을 열고 잠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니 나와 우리는 언제나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새어 나간다고 우리가 빛을 잃는 게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