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의 촉촉한 발자국
기세 좋은 걸음으로 공원을 누비던 강아지를 봤다. 이전에 비가 와서 물웅덩이가 생겼고 그걸 밟은 강아지가 돌 위에 올라갔다. 그의 귀여운 발자국은 그렇게 탄생했다.
귀엽다, 귀여워, 하며 속으로 외치던 나는 강아지의 발자국을 보는 사람들 사이로 들어갈 자신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공원을 한 바퀴 더 돌기로 결심했다. 돌고 와서 귀여운 발자국을 혼자 감상해야지. 그런 마음으로 빠르게 걸었다.
강아지의 촉촉한 발자국이 남기엔 이 세상이 너무 건조했나 봐.
그새 말라서 사라져 버린 발자국이 야속했다. 정말 귀여워서 사진이라도 찍어 갈까 생각했는데. 아쉽고 서운했다.
왜 좋은 순간은 빠르게 지나가는 걸까. 눈에 더 담을걸. 다음에 또 저런 기세 좋은 강아지를 만날 수 있을까.
바람이 불었다. 산책이 잠시 슬퍼졌고, 좋은 순간을 붙잡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