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긴 글 #25 -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마음이 가면 그게 사랑 같은데 말야

by 생강

25.


사랑이란 뭘까요.


sns 계정으로 독자님이 질문을 남겨 주셨다. 사랑은 뭘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사랑일까. 밥을 해주거나 종종 건강하라고 연락을 넣는 것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어야만 진짜 사랑인 걸까.


나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건네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놀자고 하거나 말할 것이 있다고 하면 홀로 있던 고요의 시간을 깨고 그에게 달려간다. 내겐 아주 큰 결심이자 사랑의 방식이다. 혼자 있어야 내면의 힘이 차오르는데 그 시간을 누군가에게 사용하는 건, 나는 아무렇게나 되어도 괜찮지만 저 사람은 내가 필요해, 라는 생각이 불쑥 들어서다. 그 생각은 나를 움찔거리게 만든다. ‘널 사랑해.’라는 말없이 널 사랑하는 과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사랑의 방식은 다양하고 넓고 깊다. 가족과 친구와 연인을 대하는 마음은 모두 사랑일 것이다. 애틋한 마음도 사랑 같다. 찢어질 것 같은 마음도 사랑 같다. 눈을 감고 울컥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사랑 같다.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그런 게 있을까. 연인이 꼭 있어야만, 친구와 어떤 것을 해야만, 가족끼리 어떤 일들을 겪어야만 진정한 사랑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걸까. 그저 잔잔하고 담백하게 나의 사랑을 나의 방식대로 전달하면 그게 진정한 사랑 아닐까. 시간을 쓰고 마음을 쓰고, 영원은 없지만 영원할 것처럼 진심을 던지면 그 순간만은 진정한 사랑의 꼭대기가 아닐까.


가끔은 내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했으면 좋겠다. 나의 사랑으로 내면을 채우고 꽉 찬 마음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하나 둘 펼쳐 보이고 싶다. 자가 충천식 인간이 되어 사랑하는 이들에게 지독한 사랑을 흩뿌리고 싶다. 그들이 서 있는 곳에 내 마음을 뿌려 싹이 트고 서서히 나무로 자라서 그들을 지키는 숲이 되고 싶다. 사랑하는 이들을 안전하게 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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