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력의 출처
남에게 나의 처지를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 그게 날 움직이게 한다. 이 또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나의 안부를 묻거나 자신의 안부를 알리는 사람들 만나면 나는 먼저 나의 처지를 생각한다. 상대에게 나의 요즘을 얼마나 공개할 것인지 생각한다. 너무 허름하지 않을 정도로, 그러나 자유로운 느낌을 주고 싶다. 그 마음은 어느새 아무것도 이루지 않은 나의 현실을 통과해 좌절로 이어진다.
뭐라도 하자.
창피하기 싫어.
그 사람은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허름해 보이고 싶지 않아.
그런 생각을 하면 눈앞에 닥친 일들 중에 아무거나 잡아서 시작한다. 공부든, 일이든, 시험이든, 운동이든 내가 하려고 했던(그러나 하지 않았던) 일을 한다. 누군가 내게 가까이 와서 세세한 안부를 묻기 전에 내가 나의 처지를 바꾼다.
웃기지. 남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할 일을 해치운다는 것이.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는 생각을 하면 뭐든 하게 된다. 나를 위해서 보다 남에게 보이는 나를 위해서 움직인다. 처음엔 이 과정이 옳은가, 생각했는데 이젠 그 과정을 거쳐 결국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을 겪고, 이 또한 원동력의 출처가 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다 보니 쉽고, 하다 보니 망설인 시간들이 아까웠다. 시작은 타인의 눈빛과 평가였으나 점점 나의 능력을 높이는 일이었다. 행복한 결과다.
가끔은 그런 힘으로 나를 움직이고, 먹이고, 살린다. 원동력의 출처를 신경 쓰기보다 그 힘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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