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ck
방에 들어가기에 앞서 문을 가볍게 두드려서 인기척을 내는 일
양궁에서 화살을 시위에 메기는 일, 또는 메기는 도구
저마안치 파도의 울렁임이 어느샌가 발 언저리까지 도달할 때.
어느샌가 그것들을 인식했는데 다시 그 저마안치로 돌아갈 때.
파도의 울렁임이 내 근처까지 왔었단 걸 증명하는 건 젖어든 모래더미.
그 파도는 끊임없었다. 주변의 세상에게 자신의 밀도와 존재를 호소했다. 분명 멀었는데 가까워지고, 그 가까움에 익숙해졌을 때 즈음 다시 멀어지는 파도.
익숙했던 바다는 오늘 참으로 낯설었다. 색도, 소리도. 형태도.
마치 미술관에 갔었던 작년과 같이.
돌아오는 버스에서 보았던 노을과 같이.
세상에게 두드려온 것들은 내가 질문하게 했다.
나는 노크하고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