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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이 Nov 22. 2024

수행과 수명은 관계가 있을까?

최근 요가 마스터 사랏 조이스 Sharath Jois의 급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요가계가 술렁였다. 아쉬탕가 요가 전통을 잇는 핵심 인물로서, 평생 요가 수련을 했던 그가 향년 53세로 세상을 떠난 것. 하이킹 중에 심장마비였다고 한다. 사망 전 날, "12월에는 미국에서 돌아와 마이솔에서 새로운 수업을 오픈한다"는 포스팅을 했을 정도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세상과의 이별이었다. 

세간에서는 '요가가 몸에 좋다면서 이렇게 단명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여기에 대해 어느 수행자는 '4살부터 단핵구증으로 고생했고, 11살엔 류머티즘열을 앓아 몇 달간 누워 있어야 했을 만큼 병약했는데, 그나마 요가 수련을 하면서 건강히 살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무렴 어떠랴. 결국 사람의 운명이라는 건 인간의 영역이 아닌 거다. 건강하게 살겠다고 몸에 이로운 음식만 챙겨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며 살아가다가도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반대로 자녀가 우주의 좋은 기운을 받고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유리한 시간으로 제왕절개 수술일을 잡아 놓는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계획일 뿐, 아이가 그 시간에 맞춰 태어나기까지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다시 사랏 조이스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는 수행자로서 죽음의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였을지 궁금하다. 인간적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가족의 얼굴이 떠오르거나 못 이룬 일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밀려왔을까? 혹은 죽는 순간까지 해외에서 교육 일정 중이었다 할 만큼 온 생을 요가 지도자로 살아온 삶에 후회나 미련은 없었을까? 

어느 쪽이었을지는 알 길이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지구별을 여행하면서 꽃 피운 요가 정신은 수많은 사람들의 내면에 씨앗처럼 심어져 영원히 생명을 이어갈 거라는 감사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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