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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신발 Jul 30. 2020

회장님이라 불리는 그

허울 좋은 호칭


그를 비난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리더의 역할을 부여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언행을 기대할 뿐이다.
같은 취미활동을 목적으로 구성된 동호회 운영에 있어서 리더의 역할은 ‘원만한 조정자’가 최선이다. 무엇이 그의 무의식에 착각을 이끌었는지 모르지만,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보통사람은 그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안다.

일방적 주장에 현혹된 그

사람은 각자 자신이 처한 입장에서 이슈를 대하는 태도와 상황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이는 상식이다. 그렇지만 눈꺼풀이 씌었을 경우, 간과되기도 한다.
이프로는 리더인 그와 평소 가까이 지낸다. 운동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고, 경기를 마친후에 치맥도 자주 함께 하는 편이다. 그런 이프로가 전하는 이야기를 리더인 그가 팩트(fact)로 받아들인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 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슈를 객관화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근거 없는 푸념 정도로 받아들인다.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며, 단정적으로 결론에 이른다.


Manipulating 성향을 가진 그

그는 특정한 내용을 선택적으로 발췌하여 상대방을 조정하려 한다. 이야기를 듣는 상대는 입장에 따라 오해를 하게 된다. 이럴 경우, 당연히 또 다른 이슈가 만들어진다. 의도되었던, 의도되지 않았든.

무엇보다 바람직하지 않은 언행으로 사회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행동이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 현실로 등장한다.

우연한 기회에 몇몇 회원들과 치맥 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박 프로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혹시...”

그랬다. 박 프로는 나에 대해 오해를 품고 있었단다. 그래서 나를 대하던 박 프로의 행동에서 어색함이 있었다.
자초지종을 서로 확인하게 된 이후에 불필요한 오해는 해소되었지만, 그의 언행은 이해할 수가 없다.

자기주장이 무척이나 강한 그

그는 나름 사회적으로는 성공한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본인만 모르는 약점이 있다.
그는 ‘입심’이 좋은 사람으로, 자신의 생각을 끈질기게 설득하려 든다. 다른 의견에 대해선 수용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그런 그와의 대화는 꽤나 불편하다.

그는 ‘답정너’ 스타일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늘 서두에 결론이 먼저 등장한다. 그다음, 그래야 하는 이유를 덧붙이는 형식이다.
일견, 다른 장면 (회사 또는 기관 내에서 사건 사고의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이었다면 꽤나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동호회라는 사교 모임에서는 달리 접근되어야 한다. 나름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런 일방적인 설득을 용인하지 않는다.

그런 그는 다른 회원들이 잘 협조해 주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기중심적이다. 그는 누군가는 나서야 하기 때문에 욕먹을 줄 알면서도 자신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당위성을 앞세운다.  

동호회에서의 리더는  운영을 위한 ‘조정자이다. 결정권자가 아니다.”


여전히 무슨무슨 동호회 ‘회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려진다. 완장 찬 사람인양 행동하려는 모습은 ‘회장 = 결정권자’라는 착각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진 허울에 불과한 것이다.  




며칠 전 중앙일보에서 ‘꼰대’에 대한 칼럼을 읽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의 모습과도 겹쳐집니다.

당신은 절대 아니라고 부인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당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결코 닮고 싶지 않은 ‘꼰대’의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칼럼에서 ‘꼰대는 사회 분열의 원인이기 때문에 서둘러 교정 훈련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칼럼의 내용에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늘 경계하며 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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