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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신발 Jun 06. 2021

중국에서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생각의 차이

이곳 후이저우(혜주)의 현재 날씨는 한국의 더운 여름 더위에 가깝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더워지며 사람들의 얼굴을 가렸던 마스크가 점차 많이들 사라졌었다. 지난주부터 인근 대도시, 광저우(광주) 및 선전(심천)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하였다는 소식과 일부 특정 지역 봉쇄 뉴스가 들려오며,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다시금 마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염려를 더하는 중, 다행스럽게도 이곳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먼저 소식을 접한 분들이 백신 접종을 받았고, 다들 염려하던 사항이 발생하지 않은 덕분에 많은 한국분들과 함께 서둘러 신청했다.


한꺼번에 많은 분들이 몰린 탓인지, 지난 목요일에 접종받으러 들린 이곳 지정병원에는 건물 외곽에 쳐진 라인을 따라서 수백 명이 줄지어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에어컨이 나오는 병원 건물 안으로 진입하기까지 두어 시간가량이 소요되었으나, 더운 날씨에도 불평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줄지어 선 대부분의 중국인들 틈바구니에서 한국인들과 또 다른 모습의 외국인들도 눈에 띈다. 그들도 비슷한 모습의 친구들과 함께였다. 더운 날씨 탓에 오랜 시간 햇볕에 노출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시간에 따라 변하는 햇볕을 가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한 그늘막을 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배려하려는 이곳 관리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다행히도 주변에서 조력을 해주는 이가 있어서 백신 접종은 큰 어려움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곳에선 모든 것이 핸드폰 속에 든 위챗 앱에서 이루어진다. 백신을 접종받기 전에 지정된 바코드를 리딩하면 위챗에 해당 정부의 앱이 설치되고, 나에 대한 정보를 입력해야만 절차가 시작된다. 최종적으로는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나면, 정말 몇 분 지나지 않아서 나의 백신 접종 정보가 어느새 내 핸드폰 해당 앱에서 확인된다. 지난해 중국 입국 직후 거쳐야만 했던 Covid 핵산 검사 결과에 대한 정보도 나는 잊고 있었으나 그곳엔 있다. 중국에 입국하며 입력된 나에 대한 정보가 곳곳에 쌓여있을 듯하다. 빅브라더를 잠시 떠올린다.


주변에서도 백신 접종 후 다소의 후유증을 걱정하였으나, 다행하게도 한 분을 제외하고는 많은 분들이 특별한 불편함이 없었다고 한다. 한 분의 경우는 접종 다음날까지 몸에 땀이 나고 몸이 뻐근한 증상을 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괜찮아졌단다. 길어진 머리를 정리하러 들린 미용실에서 한국분인 원장님이 백신 접종 후 괜찮냐고 묻는다. 주변에서 들 백신에 대하여 걱정을 많이 하긴 하였다.


이곳에서의 평소 행동에 조심해야 하겠다. 미용실 원장님에게 내가 접종한 사실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그날 나를 보았단다. 얼마 되지 않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언제 어느 곳에서 나의 행동을 또 다른 누군가가 우연히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 사이를 뚫고 한국인 동료들 틈 사이로 들어가려던 사람도 있었으나, 이내 되돌아 나왔었다. 잠시 대화를 나누러 들어갔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주변의 시선은 그를 주목한다. 이곳에서 본 중국인들의 질서 수준은 나름 괜찮다. 집이나 백화점 등의 엘리베이터나 출입문에서 마주한 중국인들의 행동에서도 상대에 대한 배려의 모습이 관찰된다. 주변의 중국분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중국인들이 내가 한국인임을 인지할 수 있느냐고. 그는 직감적으로 안다고 하였다.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으나, 지금까지 내가 접한 식당이나 상점에서의 직원들은 아는 듯 모르는 듯하였다.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면, 그때서야 한국인이냐고 물었었다.


이곳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을지 여부는 이곳에 거주하는 외지인 각자의 행동에 따른다. 이곳 사람들의 행동에서도 아직은 이해되지 않는 행동도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이곳 사람들의 관습이고 삶의 환경에 따른 차이일수 있다.


회사일을 하면서도 자주 삶의 여정에 따른 이견에 봉착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이곳 사람들은 내가 아직은 중국을 잘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잘 모른다는 것은 팩트다. 그렇지만, 현실과 타협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은 없다. 그렇다고 나만의 헤자를 깊게 파고, 고집을 부릴 생각도 없다. 다만, 현지화를 위한 바람직한 방안을 찾고자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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