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 않은 목소리, 따뜻한 울림
손녀가 세상에 온 지 사나흘
막 세상에 나온 아기의 눈은 아직 흐릿하고 낯설다.
초점 없는 눈빛은 가끔 허공을 더듬듯 떠다니다가, 이따금 멈춰 선다.
아빠가 사랑 가득한 얼굴로 아이 곁으로 다가와 말을 건넨다.
“이서야, 이서야 …”
낯선 듯, 그러나 어디선가 익숙한 그 목소리.
아이의 시선은 아빠 얼굴에 멈추고,
비록 희미하지만, 무언가를 확실히 느끼는 것 같다.
아빠가 이름을 불러주면,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한다.
곁에 있던 엄마는 웃으며 말한다.
“아빠 목소리를 기억하나 봐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자주 들었잖아요. “
아빠는 다시금 아이의 이름을 볼러 본다.
“이서야, 이서야…”
소리를 따라 아이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이며,
작은 얼굴이 그 소리를 찾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마음이 뭉클해진다.
세상의 말은 아직 모르지만,
소리의 온기로 서로를 알아보는 두 사람.
이 순간이, 말보다 더 깊은 대화를 이룬 듯하다.
딸과 사위는 함박웃음을 짓고,
손녀는 온몸으로 사랑을 되돌려 준다.
행복은 이렇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