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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의 목욕시간에 온 가족이 함께 느낀 기적 같은 순간

by 길 위에

손녀의 목욕시간.


욕실 한켠,

작은 욕조를 중심으로

온 가족이 둘러앉습니다.


조용한 공간에 따뜻한 물이 채워지고,
아빠는 조심스레 아이를 안아

물속에 담급니다.

아이는 편안하게 몸을 맡깁니다.


펴진 손, 살짝 튕기는 발끝.
이 작은 생명은 마치 물과 익숙한 듯,

전혀 낯설어하지 않습니다.


“발 좀 봐, 혼자서도 잘 놀잖아.”
“이서야, 재밌지?”


“엄마 뱃속 기억이 남아 있나 봐.”
“그 안이 물속이었잖아요.”


“그래서 이 느낌을 아는 거죠, 우리 이서가.”


아이의 작은 몸짓 하나, 표정 하나에

가족의 얼굴에 웃음이 번집니다.

그 순간이 주는 기쁨은 말보다 큽니다.


“우리 이서, 물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

할미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 작은 움직임 하나가,
모두에게 하루 중 가장 특별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이 작은 욕조 안에서

아이에겐 세상이 넓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가족 모두는
그 세상을 함께 바라보는 선원이 됩니다.


목욕이 끝난 후,


부드러운 수건으로 몸을 감싸 안자
아이는 살짝 입꼬리를 올립니다.


마치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듯.


그 미소 하나에
모두는 더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낍니다.


사람 하나가 태어난다는 건,


참 많은 마음이 모여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기억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인가 봅니다.


행복은 늘 우리 주위를 맴도는 것만 같습니다.
자신을 알아차려 주기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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