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자락,
조용히 불을 낮추고
아기를 살그머니 침대에 눕히면
작은 몸이 천천히 뒤척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한 가지 모습.
포동포동한 손이 천천히 올라와
자신의 머리카락을 꼭 쥡니다.
손가락 사이로 머리칼을 감고,
살짝 당기듯 움켜쥐며
스르르 눈꺼풀이 내립니다.
마치 자신만의 ‘안전장치’처럼
하루의 긴장을 스스로 풀어내는
그 작은 습관이 신기하고도 사랑스럽습니다.
아직 말을 할 줄 모르는 생명이
이토록 본능적인 방식으로
잠과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
잠들기 전 습관도 하나의 언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품,
익숙한 촉감과 소리,
그리고 머리칼 한 가닥,
아이에게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안심되는 조합일지 모릅니다.